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천만 계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고 원칙을 밝히며 “더는 여건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다”라고 남북협력의 새 길을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북측에 제안했다.

최근 북측이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예고하며 남북간 긴장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내놓은 첫 공식언급이다.

문 대통령은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나는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과 노력을 잘 알고 있다. 기대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또한 아쉬움이 매우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당이 날선 담화 등 최근 일련의 상황에도 “남북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며 “오랜 단절과 전쟁의 위기까지 어렵게 넘어선 지금의 남북관계를 또다시 멈춰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명의 주인답게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국제 사회의 동의를 얻어가는 노력도 꾸준히 하겠다. 북한도 대화의 문을 열고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 두 정상이 이뤄낸 4·27판문점 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에 대해서도 “남과 북 모두가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엄숙한 약속”이라며 “어떠한 정세변화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확고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정부는 합의이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북한도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우선 20대 국회에서 진전을 보지 못한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 공동선언의 국회 비준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는 한편 “이같은 합의들이 국회에서 비준되고 정권에 따라 부침없이 연속성을 가졌따면 남북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발전됐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등을 포함한 범여권 의원 173명은 이날 ▲한국·북한·미국·중국 등 4개 당사국간 조속한 종전선언 실행 ▲남북 코로나 공동 대응 ▲종전선언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 동참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제출한 반면 미래합당은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은 대북 항복선언 촉구결의안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