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를 치료하기 보단 다치지 말자
흉터를 치료하기 보단 다치지 말자
  • 제주일보
  • 승인 2020.06.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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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성형외과 전문의

첫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참 다양하다. 누군가에게는 첫사랑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가물가물한 옛 추억일 뿐일 수도 있다.

피부가 깊게 다쳤을 때 남게 되는 흉터도 사람마다 편차가 매우 심하다. 흉터는 상처가 낫는 과정에서 염증반응과 섬유화반응이 과잉으로 일어나면서 발생한다. 단단하고 운동성이 없는 딱딱한 섬유조직이 멀쩡한 기능을 가진 피부 사이에 불청객처럼 끼어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흉터는 딱딱해서 피부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탄력에서 정상 피부와 차이가 나고 주변 피부와 색과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미용적으로 보기에 좋지 않다. 또한 비대흉터처럼 과하게 형성된 흉터는 소양감, 통증 등의 불편감도 유발하게 된다.

흉터 중 심한 것을 비대흉터, 켈로이드라고 부른다. 비대흉터는 손상부위에서 크게 형성된 흉터를 말하며 켈로이드는 손상부위를 넘어서서 정상 조직까지 확장된 흉터를 말한다. 진성 켈로이드 환자의 경우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작은 스크래치에도 과반응이 일어나 온몸에 흉터자국이 남아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켈로이드는 일반적으로 백인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고 흑인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흉터가 호발하는 부위도 있는데 주로 목, 가슴 중앙부위, 턱 부위와 어깨, 무릎과 같은 관절부위는 다른 부위에 비해 흉터가 커지기 쉬운 부위이다. 손상의 범위가 깊거나 넓어서 손상 면적이 커지면 비대흉터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성형수술도 칼로 절개하는 과정이 있지 않나? 그런데 왜 흉터는 안 보이지?”라는 질문을 하실 수 있다. 성형수술은 절개로 시작하지만 두피 안쪽, 피부긴장선, 주름라인, 입안 등 최대한 흉터가 안보이는 위치에 절개선을 위치시킨다.

평상시에 상처가 잘 생기고 낫지 않는 체질인 분들은 피어싱, 문신 등의 시술은 피하는 게 좋다. 외상을 당한 경우 일단은 깨끗하게 창상 치료를 받고 그 이후에는 흉터 방지를 위한 처치를 시행해 주는 것이 흉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일단 흉터는 한 번 생기게 되면 치료가 쉽지 않다. 실리콘 시트나 연고, 자외선 차단제와 보습제는 흉터 관리에 도움을 주고 비대 흉터에서는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요법, 혈관 레이저를 통한 색소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다. 불편감을 유발하거나 미용적으로 변형이 심한 흉터의 경우 수술을 통해 폭을 줄이고 흉터의 중간을 절단해 신축성을 만들어 주는 Z-성형술, W-성형술을 시행하게 된다.

가끔 흉터 치료를 하다가 환자가 지우개로 지운 것처럼 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면 죄송하지만 그렇게는 절대로 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할 수밖에는 없다. 한 번 생긴 흉터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희미하고 덜 보이게 만들 수 있을 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다치지 말자.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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