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환경기본계획에 거는 기대
제주도환경기본계획에 거는 기대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20.06.11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때 제주의 경쟁력은 ‘제주다움’이라는 말이 정설처럼 굳어진 적이 있었다. 또 적지 않은 제주의 사람들은 지금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제주다움’은 현실로 들어오면 허명이가 된다. 이 기조에는 당장 먹고사는 게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가 한 몫 한다. 지방정부인 제주도는 ‘제주다움’을 지향하는 정책의 기조까지 바꾸지는 않는다. 왜냐면 이를 대체할 ‘명분 있는 슬로건’이 뾰족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가 때마침 ‘의미 있는 계획’ 수립에 착수해 관심이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제주의 환경 정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환경보전기본계획의 수립이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를 기간으로 하는 이 계획은 환경정책기본법과 제주도 환경기본조례에 근거한 10년마다 수립하는 법정 계획이다.

이 계획은 제주의 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고 도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여유 있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 5차 국가 환경종합계획,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제주미래비전 등과 연계해 제주 지역실정에 부합하는 내용을 담게 된다.

그런데 제주도의 그동안 수립했던 많은 계획들이 그렇듯 이 계획 또한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수면아래선 난개발 진행중

코로나19가 세계 자연환경에 기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각 국가가 국경을 폐쇄하고 사람들의 왕래를 막으면서 경제활동을 위축시켰다.

자연스럽게 산업현장의 생산 활동을 멈추게 했다. 그 결과 대기질이 개선되고 사람들의 발길질로 몸살을 앓았던 자연 생태계 곳곳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물론 이는 한시적 현상으로 끝날 수 있지만, 사람들에게는 지금껏 생각해 보지 못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제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지난 4~5년전 만 해도 제주엔 개발광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개발될만한 곳은 죄다 파헤쳐졌고, 그곳에 예외 없이 번듯한 건물들이 들어섰다. 이는 비록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현재 진행형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유명세를 탄 메이커 아파트가 분양되는 곳엔 예외 없이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줄이 이어졌다.

그런데 지금은 미분양 주택이 쏟아진다. 곳곳을 진통했던 개발소리도 지금은 잠잠해 졌다. 한편에선 제주자연환경에 코로나19가 기여한다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제주에서 개발의 큰 줄기는 멈췄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다.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올 봄 제주는 미세먼지 걱정 없이 지나갔다.

#‘제주다움’ 실천력 담아내야

위기는 기회고, 그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다. 지금이 ‘제주다움’을 담아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집행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계획’은 엄밀히 보면 ‘계획일 뿐’이고 법과 조례처럼 사회구성원을 강제할 수 있는 실질적 힘이 없다.

그렇지만 이 계획을 잘만 살리면 얼마든지 법과 조례 이상의 효과를 거두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계획에 내실을 기해 실천력을 담보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내야 한다.

제주도가 이번에 세우는 환경보전기본계획은 두말하지 않더라도 제주도의 중장기적인 환경정책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제주환경정책의 기본서가 된다.

이 계획은 처음 1999년 수립됐다. 올해까지 20년간 제주의 환경보전기본이 됐다. 그런데 지난 기간 이 계획이 얼마나 지켜졌는지는 물어볼 필요가 없다. 이 기간 이뤄진 난개발이 이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환경보전기본계획 수립사실을 발표하면 “환경은 한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어 계획 수립 단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의 의미를 온전히 계획에 담아내길 기대한다.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