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지사의 정치
원희룡 도지사의 정치
  • 한국현 서귀포지사장
  • 승인 2020.06.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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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중앙정치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수석’ 스펙으로 단숨에 눈길을 끌었다. 당에서도 그를 키웠다. 국회의원이 됐다. 서울 양천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당에서는 소장파 의원으로 개혁을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금의환향(錦衣還鄕).

6년 전으로 돌아가 본다. 제주지역 국회의원 3석 모두를 새정치민주연합에 내준 새누리당은 도지사 만큼은 건지겠다며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당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선당후사(先黨後私)다. 그리고는 ‘100% 여론경선 안 하면 불출마’로 배수진을 치는 정치력을 보였다.

당은 그의 손을 들어 주었고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며 도지사 후보 자리를 꿰찼다. 그는 출마 선언을 하면서 “한계에 도전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제주도지사가 대한민국 대통령도 될 수 있다”며 대권 도전의 속내를 드러냈다. 선거에서도 이겼다.

2018년 6월, 그는 다시 도지사 선거에 나왔다. “큰 정치에 도전하는 것은 제 평생의 목표이며 결코 버릴 수 없는 꿈 입니다. 이런 저의 꿈이 도민 모두의 꿈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 고지를 점령했다. 전국 자치단체장 중 무소속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후보는 그가 유일했다. 중앙언론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인지도는 더욱 탄탄해 졌다.

‘몸집’을 불린 그는 중앙정치권에도 할 말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나라가 ‘조국 사태’로 한창 시끄러울 때 “나름 순수했던 우리 동시대 386(세대를)을 욕보이지 말고 부끄러운 줄 알고 이쯤에서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구로서 조국 후보에게 권한다. 대통령이 강행해 문재인의 조국이 될지 모르지만, 국민의 조국으로서는 이미 국민들이 심판을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원 지사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이자 친구 사이다.

4ㆍ15 총선 이후에는 ‘몸값’이 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 달 동아일보가 21대 국회의원 선거 초선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야권 차기 대선 후보 1위다. 그는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다. 지난달 27일에는 대권 도전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다가올 대선이 국가 운명의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을 던져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더불어민주당에도 한 마디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금태섭 전 의원을 징계했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거냐? 조국과 윤미향을 두둔한 민주당이 (당론에 반대한 것도 아니고) 통과가 확실한 공수처법에 소신에 따라 기권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했다. 민주당에 ‘민주’가 없다는 말이 사실이었다”고 비난했다.

지난 9일에는 “후반전 승리의 역전드라마를 쓰고 싶다. 그걸 위해 내 평생 중에 가장 치열한 2년을 살겠다”고 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미래혁신포럼 강연에서다. 이날 장 의원은 원 지사에 대해 “보수 세력의 대선 후보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추켜 세웠다.

원 지사의 정치력은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그의 정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중앙이 아닌 고향 제주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양 행정시장 인선이다.

그는 지난 5일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두 사람을 양 행정시장 임용 후보자로 낙점했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음주운전 이지만 온도 차가 있다. 한 사람은 20여 년 전이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불과 2개월 전이다.

여론은 싸늘하다. 최근에 음주운전을 한 사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다. 도의회도 발끈하고 있다. 도의회 인사청문회는 ‘안 봐도 비디오’다. ‘부적격’ 결론을 내려도 도지사가 임명하면 그만이다.

원 지사는 처음 제주도지사에 당선되면서 협치를 강조했다. 도의회와의 협치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의 정치력은 지방정치에서도 빛을 발해야 된다. 지금이라도 협치를 생각한다면 도의회에도 명분을 실어주고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잠재울 수 있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그는 대권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현 서귀포지사장 기자  bomok@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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