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유수율 최하 지역의 부정급수
상수도 유수율 최하 지역의 부정급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6.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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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각 가정의 수도꼭지에 도달하기 전에 줄줄 새버린 수돗물의 양이 자그마치 연간 6~7억만t에 달한다고 한다. 누수량이 전체 생산량의 10.8%로, 해마다 6000여억 원이 땅속으로 사라진다는 얘기다.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의 경고를 비웃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상수 혈세’가 정수장에서 가정에 이르기도 전에 중도에서 세는 현실을 이대로 둘 순 없다. 특히 제주도는 전국에서 가장 수돗물 누수율이 높은 지역이다. 또한 1인당 수돗물 사용량도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환경부가 발표한 ‘2018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연간 총급수량은 1억7539만㎥으로, 이 가운데 유수수량은 8105만8000㎥에 불과하다. 유수율이 46.2%에 머물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84.9%에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는 전국 최저치다. 누수량도 7598만㎥에 달했다. 누수율이 43.3%로 이 역시 전국 최고치다. 전국 평균이 10.8%이니 제주지역 누수율은 전국 평균보다 4배나 된다. 유수율이란 생산된 상수도 중 실제 요금으로 부과되는 양을 뜻한다. 문제는 이 비율이 낮으면 재정 확충이 적어 시설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투자여력이 부족해 노후관 교체를 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요금징수도 제대로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귀포시에서 불법 계량기를 사용해 9년간 수돗물을 400t을 훔쳐 써온 농가가 적발됐다고 한다. 서귀포시는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불법 계량기를 사용해 수돗물을 훔쳐 써온 농가를 적발하는 등 최근 5년간 6건의 부정 급수행위를 적발했다고 한다. 서귀포시가 적발한 이런 부정 급수 행위이외에도 제주도 전체적으로 수돗물을 훔쳐 쓰는 양은 엄청날 것이다.

부정 급수는 바로 유수율 저하로 이어진다. 제주지역 유수율은 46.2%에 머물러 전국 평균 84.9%에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는 전국 최저치다. 원인중 상당부분이 부정 급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부정 급수에 대해 주민 신고만 기다릴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야 한다. 제주수돗물의 원수는 청정지하수이기 때문에 아끼고 보존해야할 가치가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기후변화는 물 부족 사태를 예고한다. 앞으로 세계는 물의 전쟁이라 할 정도로 깨끗한 물을 구하는 것에 열을 올릴 것이다. 상수도의 효율적 관리는 수돗물의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지역주민의 복지를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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