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연속 ‘마이너스 물가’가 달갑지 않은 이유
두 달 연속 ‘마이너스 물가’가 달갑지 않은 이유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6.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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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어학사전에서 이를 검색하면 ‘소비자가 구입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평균한 수치’라고 정의한다. 쉽게 말하면 서민들이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지불하는 금액 정도로 보면 된다. 그런데 다 아는 것처럼 물건가격은 수요자와 공급자의 기대가 일치하는 선에서 결정되는 게 전통경제학에서 나오는 원리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같은 조건이면 싼 값에 물건을 구입하는 게 최선이다. 반대로 공급자의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이윤을 더 남기고 높은 가격에 팔려 한다. 결국 소비자와 공급자가 모두 만족하는 ‘적정수준’에서 결정되는 가격이 가장 바람직하다.

제주지역 소비자물가가 사상 최대 하락폭을 보이면서 두 달 연속 ‘마이너스 물가’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여파다. 국제유가와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도 한 몫 한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그제(2일) 발표한 ‘2020년 5월 제주특별자치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5.18로 전년 동월 대비 0.8% 하락했다.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집계 이래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0.2%)과 지난 4월(-0.2%)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하락폭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마이너스 물가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 전체가 마이너스 물가로 상징되는 저물가 상황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자 물가는 비록 계절적 요인에 의해 등락이 심한 농수축산물을 제외하곤 대외 환경에 밀접해 영향을 받는다. 이를테면 국제유가가 급락하면 우리의 물가지수는 하락세를 보인다. 그런데 올해 들어 현재까지 보여준 우리의 소비자물가 지수는 분명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저유가에 앞서 코로나19가 문제다. 소비자 물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여기다 경제상황까지 마이너스가 돼 이른바 역성장이 된다면 경기위축이 될 수밖에 없다.

저성장·저물가는 이른바 디플레이션의 대표적 모델이다. 경제에서 인플레이션도 바람직한 게 아니지만 디플레이션 또한 피해야 할 경우다.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 활성화가 답이다. 국내 경제상황을 보면 마이너스 성장은 기정사실이다. 재난지원금 등 재정을 동원한 경제 활력은 한계가 있다. 지금의 저물가는 종합적으로 보면 실질 가처분소득의 감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게 주 원인이다. 그렇다면 시중경기에 활기를 불어 넣어 개인들의 빈주머니를 조금이라도 채워줘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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