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사회적 고립, 지역사회의 과제다
1인가구 사회적 고립, 지역사회의 과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6.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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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사람들간의 연결성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람들간 관계는 점점 더 단절되고 있다.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혼밥·혼술·혼족 등과 같은 용어가 유행한다. 누구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하지만, 누구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 호남지역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제주지역 고령자 1인 가구의 생활상' 통계자료에 따르면2020년 기준 제주지역 고령자 1인 가구는 1만7810가구에 달한다. 전체 가구의 6.9%다. 오는 2047년에는 이런 고령자 1인가구가 3만3671가구로 증가하면서 14.2%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1인 가구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서, 이제 전형적 가구 유형이 됐다. 문제는 상당수 1인 가구가 고립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시가 다음달 10일까지 시행하는 장년층 1인 가구 실태조사는 바로 이런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대상은 만50세 이상 만 65세 미만 시민으로 혼자 취사·취침 등을 하며 생계를 영위하는 장년층 1인가구라고 한다. 흔히 1인 가구의 증가 원인으로 개인 성향이나 비혼과 만혼, 이혼, 사별 등 가족 문제가 거론되지만, 1인 가구 그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근본 문제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개인 특성이나 가족 해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하고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

1인 가구의 고립은 경쟁과 대립, 양극화와 불평등, 복지체계 미흡, 공동체 해체와 개인주의 확산 등에 기인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공간적 측면도 있다. 최근 제주지역사회는 급속한 도시화로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마주치는 사람들은 그냥 스쳐 지나갈 뿐이다. 친근한 이웃도 없고 낯선 타자들만 있다. 공동주택이 일반화됐지만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이웃은 찾아볼 수 없다. 온정이 오고 갔던 골목길, 동네 가게들은 사라지고, 돈으로 거래되는 커피숍, 편의점, 대형마트가 들어섰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은 시급하다. 이는 우리 지역사회의 과제다. 제주시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다양한 계층의 1인 가구의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또 사회적 고립의 근본 원인 해소에 제주특별자치도가 더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안정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아울러 사회적 양극화 해소와 복지 확충과 전달체계 정비 등에 힘써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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