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숲길에 쌓여가는 ‘쓰레기산’
올레길 숲길에 쌓여가는 ‘쓰레기산’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5.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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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가 뛴다!] 황병욱 시민기자
2018년에 이어 올해 다시 찾은 올레길 14코스 ‘굴렁진 숲길’ 인근 한 언덕에서 굴착기(포클레인)가 트럭이 싣고 온 쓰레기를 쓸어내리고 있다.
2018년에 이어 올해 다시 찾은 올레길 14코스 ‘굴렁진 숲길’ 인근 한 언덕에서 굴착기(포클레인)가 트럭이 싣고 온 쓰레기를 쓸어내리고 있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제주도. 그러나 한편에서 제주의 속살이 썩어가고 있음을 알고 있을까? 

제주를 걷다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2018년 올레길을 걸을 때였다. 너무 좋았다. 상쾌한 공기와 땅 위에서 피어나는 야생화 등 모든 게 환상적으로 내 마음을 후벼 팠다. 그러나 즐거운 만끽도 잠시, 불쾌함이 코를 찔렀다. 

올레길 14코스 중간쯤으로 ‘굴렁진 숲길’이 이어졌고 나무가 우거진 숲 위로 커다란 언덕이 하나 보였다. 역겨운 냄새의 주범은 바로 그곳이었다. 굴착기(포클레인)가 트럭에서 쓰레기를 쓸어내리고 있었다. 

올해 다시 그 장소를 찾아보니 돌 더미로 쓰레기를 감싸놓아서 그런지 역한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역시 눈살이 찌푸려졌다. 

오름만큼 큰 규모의 쓰레기가 쌓이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곳에 쓰레기를 버렸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굴렁진 숲길에 쌓여가는 쓰레기에 관해선 조사가 절실해 보인다.

제주의 쓰레기 문제는 과거는 물론 현재도 시청, 도청, 도민이 골머리를 앓는 골칫덩어리다. 지난해에는 언론보도를 통해 제주에서 발생한 쓰레기의 필리핀 불법 수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원희룡 도지사와 고희범 제주시장은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고, 공식 사과와 함께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현재 쓰레기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입해 많은 부분에서 나아졌다지만, 쓰레기 문제가 속 시원하게 해결되지는 않은 것 같다. 한쪽에선 마구잡이식 자체 소각행위도 벌어지고 있다. 이는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네마다 관련 홍보와 함께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청정 제주를 지키려면 도민과 관광객 모두 ‘나부터’라는 마음가짐으로 쓰레기 줄이기를 적극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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