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 토로...화장문화 화산에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영향 분석
3년 만에 찾아온 윤달을 맞아 ‘화장(火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13일 양지공원과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화장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손 없는 달’인 윤달(5월 23일~6월 20일)을 앞두고 양지공원 개장유골 화장 예약에 불꽃이 튀고 있다.
화장터 예약은 해당일로부터 한 달 전 자정부터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윤달은 한 달 앞둔 지난달 23일부터 양지공원 화장 예약이 진행된 결과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예약이 완료됐다. 예약 시작 후 1시간도 되기 전에 선착순 100명이 모두 마감될 정도다.
이는 최근 제주지역 장묘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데다 그 동안 도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묘지를 개장하는 흐름도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지공원은 윤달기간 화장 수요가 폭증할 것에 대비해 평소 개장유골 60기를 화장하던 것을 100기로 확대했지만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실제 윤달에 맞춰 개장유골을 화장하려는 도민 중 상당수는 예약에 실패한 상태다.
김모씨(43)는 “지난달 하순부터 밤마다 양지공원 화장 예약을 시도했지만 너무 경쟁이 치열해 지금까지 실패했다”며 “윤달이 지난 뒤에 화장해야 할 판”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와 관련 양지공원 관계자는 “2017년 윤달에도 화장 수요가 많았지만 올해 윤달은 장난이 아니”라며 “자정을 지나자마자 순식간에 100기 예약이 마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달에도 육지부 화장터는 하루 개장유골 50~60기를 화장하는데 비해 양지공원은 100기까지 늘렸는데도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며 “화장문화가 확산되는 데다 최근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농지 등에 있는 묘지들을 정리하는 경향도 뚜렷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안 난다”는 말이 예로부터 전해온다. 이와 맞물려 윤달기간에 묘지에 묻혀있던 유골(개장유골)을 꺼내 화장하는 풍습이 이어져오고 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