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제주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제주
  • 김태형 선임기자
  • 승인 2020.05.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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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글로벌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잡힐 것 같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간 기세등등한 위력을 과시하면서 미래의 일상을 바꿀 주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 시대가 나뉘고 사회·경제·교육·문화 등 모든 분야별로 새로운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예측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출발점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주도할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의 핵심 키워드는 ‘언택트(Untact)’ 로 귀결된다. 온라인 개학과 원격 진료, 온라인 유통 등 비대면·비접촉 생활 패턴들이 익숙해지면서 편리함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폭발력 있는 산업으로 급성장, 기존 산업을 대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AI) 등을 앞세운 첨단산업화는 새로운 디지털 일자리 창출과 기존 오프라인 일자리 감소라는 양날의 칼을 갖고 있다. 사회 양극화 및 불평등 심화에 따른 갈등의 골 확대 역시 우려되고 있다. 사회적 대면관계 축소로 인한 공동체 의식 약화와 개인주의로 포장한 이기주의 등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예전과 다른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과 위기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 코로나19로 발발된 변화의 물결은 이제 자의적 선택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제 주어진 과제는 어떻게 대응해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생존전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0일 취임 3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도 특별연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직접 언급하며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 정면으로 부딪쳐 돌파하는 길밖에 없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중대한 도전’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국판 뉴딜을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선도형 경제로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경제 해법으로 제시한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는 제주의 미래 지향점도 확인할 수 있다. 다름 아닌 ‘가장 안전한 청정 제주’를 확고히 하는 차별화 전략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에 맞춰 관광 트렌드는 ‘안전, 청정, 소규모, 체류형’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는 이에 안성맞춤인 국내 대표 관광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생태 체험관광 재정비 등을 적극 활용한 ‘안전한 청정 제주관광’ 시스템 구축을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하고 변신한다면 ‘지속가능한 관광’이라는 미래를 실현할 수 있다.

1차산업 역시 ‘청정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무한경쟁에 놓인 감귤과 주요 밭작물, 양돈, 양식넙치 등은 더 이상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가 없는 청정 이미지에다 특화된 품질 경쟁력을 강화, ‘제주산’에 대한 차별화된 신뢰도를 높여 나가는 친환경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ICT 등의 신 성장동력 산업 육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실물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반 산업인 관광산업과 1차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신 성장동력 산업과 접목시키는 고부가가치 성장 전략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지역경제 성장론에 있어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게 향토 뿌리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경제적 토대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경제에서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시대 변화에 맞게 뿌리산업 육성 정책을 재정립해 적극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제주판 뉴딜 프로젝트’은 실물경제에서 출발해야 한다. 목표도 정부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안전한 대한민국을 대표할 안전 제주를 만들자.

김태형 선임기자  kimt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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