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막히자 제주로...황금연휴 코로나 방역 시험대
해외 막히자 제주로...황금연휴 코로나 방역 시험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4.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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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황금연휴’가 부처님오신날인 어제(30일)부터 시작됐다. 이 연휴는 이달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황금연휴를 맞은 대한민국의 시선이 일제히 제주로 쏠렸다. 대부분의 언론이 경쟁적으로 제주의 ‘엄중한 상황’을 전달한다. 그 이유는 다른데 있는 게 아니다. 특정기간 막대한 인파가 제주로 몰릴 경우 그동안 성공적으로 이어져 온 코로나19 감염병 관리에 ‘구멍’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 기간 제주에는 18만명 안팎의 여행객이 몰릴 것으로 추산된다. 말 그대로 관광객이 물밀 듯이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여행객이 이 기간 제주를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해외여행의 길이 막힌 때문이다. 실제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이번 황금연휴 기간(4월 30일~5월 5일) 제주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내 관광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황금연휴 제주여행 계획 설문조사’ 결과 제주여행을 선택한 이유(중복 응답)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1%가 ‘해외여행 대체지로 적절해서’를 선택했다. 다분히 예견됐던 답변이다.

이미 제주와 타지방을 연결하는 항공편은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제주지역 골프장 또한 예약이 이미 끝났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그동안 제주의 도로공간을 일반차량들에 내 줬던 렌터카 차량들 또한 대거 예전의 모습으로 내달린다. 때문이 이번 연휴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새로운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번 황금연휴를 앞두고 “긴 휴가가 안전하고 즐거운 일상의 첫 출발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관광지 발열 확인, 사람 간 간격 유지 등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연휴는 이달중 중에 이뤄질 초·중·고 등교개학과 생활방역 전환의 중대 고비가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제주에는 감염병 청정지역 지위를 더 이어갈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 달 이상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국민들의 답답함과 고통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 지난 100여일간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거리두기 참여로 일군 방역 성과를 한순간에 허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제주로 오는 여행객을 막을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제주 여행객들의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기댈 수밖에 없다. 자신과 가족은 물론 남을 배려하는 안전한 시간이야말로 비로소 진정한 황금연휴가 될 수 있다.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건전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하는 이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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