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 神들의 안식처,미얀마의 聖山
정령 神들의 안식처,미얀마의 聖山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4.2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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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최대의 불교국 미얀마를 찾아서(6)
바간에서 42㎞ 떨어진 곳에 있는 넓은 들판에는 해발 1518m의 바위산이 우뚝 솟아있다. 미얀마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낫’ 신앙의 본거지인 뽀빠산이다.
바간에서 42㎞ 떨어진 곳에 있는 넓은 들판에는 해발 1518m의 바위산이 우뚝 솟아있다. 미얀마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낫’ 신앙의 본거지인 뽀빠산이다.

■ 1518m 높이 바위산, ‘낫’ 신앙의 본거지

지금 가고 있는 뽀빠산(포파산)은 미얀마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낫(Nat)’ 신앙의 본거지입니다. 

미얀마 문화를 이해하려면 우선 미얀마 사람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민간 신앙인 ‘낫’을 이해해야 한답니다. 미얀마에서 이방인에게 매우 생경하게 다가오는 문화 중 하나가 바로 ‘낫’입니다. 

미얀마 사원들을 돌다 보면 부처 외에 다른 인물상을 함께 모셔놓은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바로 미얀마 정령 신인 낫으로 미얀마에 불교가 들어오기 전에 토착민들이 믿던 신앙입니다. 우리나라 토속신앙과 같이 생각하면 됩니다. 낫은 주인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나타’(Natha)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뽀빠산 정산에 있는 사당의 가운데 세워진 탑.
뽀빠산 정산에 있는 사당의 가운데 세워진 탑.

11세기 바간을 통일한 아노라타(Anawrahta) 왕은 상좌부 불교를 국교로 채택했지만 당시는 토착민들이 숭배하던 낫과 힌두교, 대승불교가 한 데 섞여 종교적으로 혼란한 시기였답니다. 

아노라타 왕은 사당을 부수는 등 강제로 낫 숭배를 금지시켰지만 이미 국민 마음 속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낫 신앙을 없애기엔 역부족임을 느꼈답니다.

결국 그는 낫을 수용하기로 한 대신 기존의 무수히 많은 낫을 36 낫으로 최종 정리하면서 이들을 관장하는 37번째 낫인 타기아민(Thagyamin)을 임의로 탄생시켰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공식적으로는 총 37 낫이 있답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부처와 낫을 별개의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은 동시에 숭배한다고 합니다. 

자료를 읽다 보니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바간에서 42㎞ 떨어진 이곳의 넓은 들판에는 해발 1518m의 바위산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바로 뽀빠산입니다.

화산 활동으로 솟아 올랐다는 이 산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비스러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낫을 이해하려면 현지 가이드에게 들어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30여 분 올라 정상에 올라서니 뽀빠산를 지키는 ‘마하기리 낫’을 중심으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낫들이 모셔져 있습니다. 

한 쪽 건물에 중요한 것이 모셔졌다는데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답니다. 뭐가 모셔졌는지 자세한 것을 모르니 이곳도 불교의 한 사원으로 알고 찾아간 우리 일행은 이상스러운 상들을 보면서 이걸 보려고 먼 길 왔는가 하고 크게 실망했습니다. 나중에 뽀빠산의 내용을 자세히 알고 나서야 크게 후회했답니다.

■ 소수 민족, 만날 수 있을까?

돌아오는 길에 크고 작은 파고다(불탑)가 모여 있는 지역에 도착해 천천히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높은 곳이 있으면 전경을 찍었으면 하고 사방을 기웃거렸지만 올라갈 만한 곳이 없습니다. 

사원으로 사용하는 파고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오다 허물어지는 파고다 등 다양한 파고다가 눈에 띕니다. 그래도 규모가 있는 파고다는 보수를 하기 위해 가림막시설을 해 그곳을 올라가 보려고 했지만 당국의 허가 없이는 올라갈 수 없답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멀리 최근에 지은 듯한 높은 빌딩이 있습니다. 그 건물 옥상에 올라가면 전경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운전사에게 물었더니 그곳은 호텔이고 옥상에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답니다. 

입장료를 내서라도 올라가려 했으나 일행들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 내일 다른 파고다에 오르면 전경을 볼 수 있고 오늘은 시간도 오래됐으니 빨리 돌아가자”고 하니 할 수 없이 그냥 돌아섰습니다. 

뽀빠산을 오르다 보면 곳곳에서 원숭이를 볼 수 있다.
뽀빠산을 오르다 보면 곳곳에서 원숭이를 볼 수 있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언젠가 바간에 다시 오면 걸면서 천천히 파고다와 그 속에 있는 부처 모습을 촬영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여행은 뜻이 맞는 사람들과 다녀야지 그렇지 않으면 서로 불편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미얀마를 찾은 지 5일째, 이곳에 올 때 생각했던 소수 민족은 며칠 전 시장에서 본 것이 처음이라 현지 ‘툭툭이’(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작은 차) 운전사에게 “소수 민족이 사는 곳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여기서 아주 멀어서 지금은 갈 수 없고 나중에 방문할 예정인 인레호수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바간 여행을 마치면 인레호수에 갈 것이니 기대하랍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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