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유가족 후손들, 예술계서 4‧3 '조명'
제주4‧3유가족 후손들, 예술계서 4‧3 '조명'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0.04.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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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 금능집, 개관전 ‘잠겨진 기억’ 개최
3일부터 5일까지 대안공간 금능집
현아선 작 '11명 그리고 검은 연기'

제주4‧3유가족 후손인 도내 청년 미술가들이 손잡고 72년 전 제주의 역사를 재현해낸다.

대안공간 금능집(대표 현승의)은 3일부터 5일까지 제주시 금능리 소재 공간 전시장(금능9길 17)에서 개관전 ‘잠겨진 기억’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제주4‧3유가족 후손인 도내 청년작가 3명이 제주4‧3을 직접적으로 겪지 않은 세대가 4‧3을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임주언 작가는 4‧3피해자였던 할머니가 겪은 이야기를 전해 듣고, 당시 받았던 충격에 꿈을 꿨다. 임 작가의 회화 작품들은 종이와 연필로 그 꿈을 이미지화 한 작품들이다.

전시장에서는 임 작가의 할머니가 실제 4‧3에 대해 말하는 것을 녹음한 자료를 미술 작품들과 함께 선보여 사건의 현장감을 높인다.

현아선 작가는 4‧3 학살지였던 다랑쉬 굴과 그 주변에 집중했다. 현 작가는 4‧3 피해자였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4‧3에 관심을 갖게 됐고 4‧3과 다랑쉬 굴 이야기를 담았다.

현 작가는 종이와 연필을 활용해 1948년 12월 18일 구좌읍 하도리와 종달리 주민 11명이 희생당한 학살터였던 다랑쉬 굴에서 수류탄 연기에 죽어간 주민들을 표현했다.

현승의 작가는 자본주의로 인해 4‧3이 어떻게 잊혀져가는지를 작품으로 풀어갔다.

장지에 혼합매체를 활용한 그의 작품에는 4‧3 당시 학살터였지만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유명 관광지들을 무심히 배치해 당시 비극적이었던 사건과 대조를 이룬다.

이를 테면 현 작가의 화폭 속에는 제주공항의 활주로와 노형동의 고층 빌딩 등이 표현돼 있다. 출품작은 총 25점이다.

한편 올해 첫 문을 여는 대안공간 금능은 제주 금능리의 한 오래된 어촌 민가를 활용한 문화공간으로, 향후 실험적 작품을 자유롭게 선보이는 공간으로 오픈한다.

임주언 작 '잠 못 드는 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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