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종사하냐" "이래서 여중이 좋다"...학생 인권침해 '심각'
"성매매 종사하냐" "이래서 여중이 좋다"...학생 인권침해 '심각'
  • 장정은 기자
  • 승인 2020.03.19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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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제주 학생인권조례 TF팀이 19일 오전 제주도의회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학교 특성상 노트북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소지품 검사를 할 때 노트북을 켜고 깔린 프로그램을 검사하고 무슨 파일이 들어 있는지까지 모두 검사합니다.”

“수업 시간에 졸고 있는 학생에게 밤에 성매매에 종사하기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자느냐”, “여학생의 하체를 출석부로 치며 ‘이래서 여중이 좋다’”, “숏 컷한 여학생에게 ‘여자냐’….”

도내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제주 학생인권조례 TF팀’이 2017년부터 4년 간 모아 온 실제 제주 교육 현장에서 일어났던 학생인권 침해 사례들이다. 이처럼 현재 도내 학생들의 인권침해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학생인권조례 TF팀은 19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며 이 같은 사례를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 교사는 ‘실제 동성애 현장에 가봤는가. 나는 생물 전공이다. 동성애자 같은 성 소수자가 하는 것을 보면 살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와 같은 발언과 야간 자율학습 시간 동안에 화장실 출입을 금지하거나 방학 중 보충학습에 참여하지 않으면 기숙사 배정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사례 발표 후 “과연 무엇이 학생들을 책상이 아닌 기자회견장에 앉게 했는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제주 교육은 학생들을 미성숙한 존재, 훈육의 대상으로만 여겨왔기에 모든 폭력과 억압은 정당화돼 왔다. 이에 학생의 권리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학생들이 당당하게 본인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 수 있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이날 학생인권조례제정 촉구에 동의하는 도민 및 학생 1002명의 서명을 담은 청원서를 제주도의회에 제출하고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장정은 기자  jeun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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