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독립유공자를 서훈해야 할 이유
우리가 독립유공자를 서훈해야 할 이유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0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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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은 국가가 개인의 사회적 공적을 인정하고 그 보상으로 개인의 명예심을 높여 줌으로써 공동체 구성원의 행동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동기화시키는 수단이다.

훈장이 명예로운 이유는 수여권자인 대통령이 개인자격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이름으로 주는 의미가 담겼기 때문이다.

특히 독립유공자에 대한 서훈은 사회적으로 국가에 대한 헌신과 국민통합을, 공동체적으로 애국심 함양을, 유가족적 측면으로 자긍심과 사기를 진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가 ‘마땅히 서훈을 받아야 할 사람’들의 서훈을 등한시 하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주저한다면 서훈이 갖는 의미는 반쪽이 될 것이다.

제주지역 1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제주 독립운동가 서훈추천위원회는 고(故) 이신호·좌행옥·김홍규·강일빈 지사가 항일 독립에 기여한 활동이 담긴 공적 조서를 작성해 지난달 28일 제주도보훈청에 제출했다고 한다. 서훈추천위는 이날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일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제주 독립운동가들이 이제는 빛을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마지막 한 명의 미서훈 독립운동가까지 서훈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3·1운동 101주년을 보내며 아직도 빛을 보지 못 한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서훈하는 일에 힘을 보태는 서훈추천위의 활동에 감사한다. 한편으론 이런저런 이유로 서훈받지 못 한 수많은 선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독립유공자 서훈에는 넘지 못한 벽이 있다. 분단체제다. 노무현 정부가 정부주도의 발굴을 강화하고 사회주의계 독립운동가에 대한 포상의 길을 열었지만 아직 많은 사회주의계 독립운동가들은 서훈에서 제외되고 있다.

우리는 서훈의 기준 시점을 1945년 8월 15일에 두고 그 때까지 독립운동을 하고 있었다면 그 전에 그의 사상이 어떠하든 또 해방 뒤 정치적 행적이 무엇이든 그 사람을 독립운동자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방 전에 사회주의를 지향했다고 해서 독립운동의 성격이 변질됐고 이에 평가를 달리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사회주의 독립유공자는 분단체제 속에서 그 사상과 처신이 문제됐다는 것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독립운동은 그 자체만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

독립운동의 가치는 분단체제에 앞선 민족 통일적인 것이다. 독립운동의 각 이념을 포용하고 조국 분단의 벽도 넘어섰으면 좋겠다. 분단체제를 핑계로 선열의 서훈을 회피하는 것은 후손의 도리가 아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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