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왕후 우표
허왕후 우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0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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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가락중앙종친회 편집장·논설위원

허씨 시조할머니는 인도사람이다. 2000년전(서기 48년) 우리나라에 시집오셨다.

지난해 3월 한국의 후손 30여 명은 시조할머니의 고향 인도 북부의 아요디아(Ayodhya)를 찾아갔다.

후손들의 성금을 모아 20년 전 이곳에 허왕후기념비를 건립(2001)했다.

이번에  '허왕후기념비제막 제18주년기념행사'를 거행하기 위한 5박 7일 순례다.

3월 12일 오전 11시 기념행사는 관례대로 동행한 김해민속예술단의 식전공연 , 경과보고, 고유제례, 헌화, 기념사 및 축사, 축하공연 순서로 진행한다. 아요디아는 인구 5만의 소도시이며 힌두교와이슬람 등 다종교의 성지로 람신(Ram神)이 탄생한 곳으로 유명하다. 뉴델리에서 기차로 13시간이나 걸리는 먼곳이다.

행사장에는 인도측에서 유피(U.P.)주(州)의 고위인사, 아요디아 시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때 진행을 맡은 나에게 인도 어느 인사가 명함을 내밀며 "꼭 전할말이 있으니 5분정도 할애해 달라"고 간청한다. 인도 고위인사의 헌화,축사는예정됐으나 이런 일은 처음이어서 걱정했다. 명함을 보니 유피주정부  체신부 크리쉬나 쿠마르 야다브 국장이다.

행사 진행 중간에 그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야다브국장은 '허왕후기념우표'가 담긴 액자를 보여주면서 " 2018년 11월6일 바로 이곳에 <허왕후기념공원>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우표발행을 착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허왕후기념공원은 한국의 조경전문업체에서 설계하고 인도정부에서 시공을 맡아 2018년 11월6일, 유피주총리 주관으로 착공식을 가졌다. 2020년 하반기에 준공된다.

이어서 그는 "지난 2월 한국을 국빈 방문하신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께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허왕후기념우표 발행'협약을 체결한바 있다"고 소개했다. " 이번에 발행한 허왕후우표를 우선 유피주 관내에 배포했는데, 그 반응이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유피주는 인도 북부 델리를 포함한 인구 1억 8천의 지방정부이며, 아요디아를 지도감독하고, 허왕후기념비공원을 관리한다.

국장은 기념식을 마친 후 참석한 아요디아 각급 기관장과 한국 순례자 등 10명에게 허왕후 기념우표가 들어간 액자를 증정했다.

귀국하니 체신부 우표담당부서에서 허왕후와 관련하여 자료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모디 인도총리가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한 2019년 2월 22일 , 청와대에서 진행된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4건의 협약에 서명했다.

1) 4차 산업혁명과 인프라 2) 방산분야 3) 허왕후 기념우표 공동발행 4) 인도의 한국전쟁참전 기념비 건립추진 등이다.

13억 8000만의 인도는 '허왕후'의 인연을 두고 '혈연관계'임을 앞세우며 친근을 강조한다. 여기서 필자는 문중 차원을 넘어서 허왕후의 역사성을 기술하여 이해를 돕고자한다. 서기 42년 한반도의 남반부에 김수로왕이 등극하여 가락국(금관가야)을 창건한다.

6년 후 인도 아유타국(阿踰陀國)왕실의 허황옥(許黃玉·16) 공주는 국왕의 명을 받아 보좌진 및 선원 등 20여명과 함께 선박편을 이용,먼 항해끝에 가락국의 해안(오늘날 진해)에 도착했으며, 궁성으로 안내받아 시조김수로왕을 만났다. 왕비가 되어 슬하에 10명의 왕자와 두 공주를 뒀다. 서기 189년 이승을 하직하니 김해 구산동에 모셨고  ‘가락국시조 김수로왕비 보주태후 허씨릉’은 국가사적지 제74호로 관리되고 있다. 이는 삼국유사 '가락국기'편에 기술되어 근거로 삼는다. 가락(가야:Gaya)는 600년을 유지했다.

이리하여 한-인도 교류의 역사는 2000년에 이른다. 인도 왕실의 공주에서 시작된 인연은 60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한 인도 의료부대까지 이어졌다.

허왕후와 관련하여  허왕후기념비제막(2001. 3.6), 허왕후기념공원착공( 2018. 11. 6.), 한국 허왕후 후손들이 매년 3월 인도순례단의 인도 방문(18회)등으로 새롭게 기록되고 있다. 한-인도 두 정상의 교류 방문 시마다 '2000년 허왕후로 맺어진 두나라의 혈연관계'를 두고 대화하는 광경에 타국 정상들은 부러워한다.

허왕비의 고국 인도인들은 고대 인도 왕실의 16세 공주께서 먼 나라 한국에 시집가서 왕비가 되시고 그 후손들이 번창한 사실에 대해 자랑으로 삼는다. 이제 허왕후는 한-인도 두나라의 우호증진에 큰 몫을 차지한다. 인도 내 한류의 바람을 불러이르키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인도 델리의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 강의, 한복 입어보기, 한국영화, 국악연습, 태권도, 한식만들기 등 인도청소년들이 줄을 섰다.

유피주 요기(Yogi)총리는 "인도에서 만들어진 허왕후공주님의 기념비로 두 나라의 관계가 더 강화되었습니다. 허왕후 후손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몇 개월 후 '허왕후기념공원'이 준공되면 양국은 정다운 이웃이 될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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