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어린이집 모두 ‘진땀’…돌봄 공백 최소화 ‘고군분투’
부모·어린이집 모두 ‘진땀’…돌봄 공백 최소화 ‘고군분투’
  • 고경호·장정은·김동건 기자
  • 승인 2020.02.25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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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막기 위해 25일부터 6일간 어린이집 휴원
보육 불가피한 원생 위해 긴급돌봄 시행…문의전화도 빗발
제주도, 지역 사업주들에게 ‘가족 돌봄 휴가제’ 활용 독려도
25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 어린이집이 휴원했지만 긴급보육을 실시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25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 어린이집이 휴원했지만 긴급보육을 실시하고 있다. 김동건 기자.

“하루에도 수십통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당번제로 긴급보육에 나서면서 진땀을 흘리고 있지만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25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위치한 A어린이집.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이날부터 3월 1일까지 휴원 조치가 내려지면서 아이들로 북적이던 전날과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급보육을 위해 어린이집에 출근한 교사와 아이들을 모두 합쳐야 10명 남짓.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종이접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A어린이집 교사 한모씨(26·여)는 “오늘(25일)부터 도내 모든 어린이집이 휴원하지만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부모들을 위해 긴급보육에 나섰다. 당번제로 근무하게 되면서 전보다 더 힘든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아이들을 데리러 오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학부모들 덕분에 고단함 대신 뿌듯한 마음이 더 크다”고 얘기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B어린이집도 긴급보육에 나선 교사들이 소수의 아이들을 돌보는 등 A어린이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B어린이집 원장 김모씨(54·여)는 “코로나19 때문에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어떤 날은 20통 넘게 받은 적도 있다”며 “어린이집이 휴원했지만 교사들도 아이들 맡길 곳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전처럼 애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고, 어린이집은 빗발치는 문의 전화와 긴급 보육으로 전전긍긍하면서도 코로나19의 지역 내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휴원 조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제주 방역당국 역시 어린이집 휴원 조치에 따른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장에 다니는 부모가 가족 돌봄 휴가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주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족 돌봄 휴가제에 따라 근로자는 가족의 질병, 사고, 노령, 자녀 양육 등을 위해 연간 최대 10일 간 무급 휴가를 쓸 수 있다.

가족 돌봄 휴가제를 사용하고자 하는 근로자는 사용일과 돌봄 대상 가족 성명 등을 작성해 사업주에게 제출하면 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어린이집 휴원과 개학 연기 등에 따른 부모의 양육 부담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돌봄 공백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적 위기 사태를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족 돌봄 휴가제에 대한 사업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코로나19 대책 본부’를 통해 학교 현장의 방역 및 예방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개학 연기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등교일 이전에 학생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후 이상이 있을 경우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학부모들을 독려하고 있으며 ▲돌봄‧유치원방과 후 과정 정상 운영 ▲교직원 건강 집중 관리 ▲학교 현장 방역 및 예방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연기됐지만 돌봄교실과 유치원 방과후 과정은 그대로 운영되면서 교육공무직 노동자들만 힘든 상황”이라며 “가족 돌봄 휴가제를 확대 추진하고, 보건인력을 확충하는 등 감염병 심각 단계에 맞는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경호·장정은·김동건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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