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폐지 ‘처리 대란’…제주도 대책 ‘언제쯤’
쌓이는 폐지 ‘처리 대란’…제주도 대책 ‘언제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0.02.12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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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폐지가격 전국 최저수준 ㎏당 20원
공급과잉 상태 지속 제지·처리업계 물량 쌓여
제주도 폐지 문제 확인…해결 대책 마련 나서
12일 제주시내 곳곳에 수거되지 않은 폐지가 쌓인 모습. 정용기 기자.
12일 제주시내 곳곳에 수거되지 않은 폐지가 쌓인 모습. 정용기 기자.

속보=제주지역 폐지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전국 최저수준으로 폭락하면서 폐지 수거로 생계를 이어가던 노인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처리업체도 판로를 잃으면서 ‘대란’이 현실화(본지 2월 11일자 5면 보도)되고 있으나 행정당국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내 폐지 공급과잉에서 비롯된 처리 대란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제지, 처리업체에 한시적으로 야적 공간을 제공하고 보관 비용을 보전해 주는 긴급조치에 나섰으나 제주도의 대책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중국이 환경보호를 이유로 재활용 폐지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외부 반출이 막혀 국내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도내 단 2곳 뿐인 제지공장 야적장에도 폐지가 가득 쌓였다.

이 때문에 제주시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는 판매처인 제지공장에 폐지를 팔지 못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처리하지 못한 폐지 3000t이 야적장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상황이다.

이날에도 제주시내 일대를 확인한 결과 며칠 째 수거되지 않은 박스, 폐지가 쌓인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폐지 가격은 2018년 ㎏당 100원대였으나 지난해 6~7월경 70원대로 떨어졌고, 현재는 20원 수준이다.

서울 폐지 가격이 ㎏당 60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제주지역 가격은 전국 최저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10일 제주시 소재 한 폐지 처리업체에 산더미처럼 쌓인 폐지. 정용기 기자.

폐기물 수거업자 서모씨는(60) “30년 동안 폐지를 수거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나 가격이 이렇게 떨어진 적은 처음”이라며 “어떻게든 행정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폐지 처리업체 관계자는 “제주지역 폐지 가격이 이렇게 곤두박질 친 것은 제대로된 분리 배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폐지 상품성이 떨어진 영향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는 폐지 대란을 우려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22일 제지업계, 폐지업계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제지업계는 이달 말까지 2만t의 폐지를 선매입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야적 공간을 제공하고 보관 비용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폐지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해 종이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조기 도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도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폐지 처리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폐지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상황을 지속 확인하며 알맞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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