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나?
제주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나?
  • 제주일보
  • 승인 2020.02.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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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논설위원

개발 과정에서 제주의 아름다운 마을공동목장과 곶자왈, 해안, 돌담, 인정과 공동체의식으로 충만했던 마을이 사라졌고 지하수의 오염 및 고갈 문제가 나타났다.

먼저 곶자왈을 살펴보면 2016년까지 전체 곶자왈의 20%가 넘는 20.6㎢가 파괴됐다. 이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7.89㎢에 달하는 골프장으로 사라진 곶자왈 전체의 38.2%를 차지한다.

다음은 29.2%를 차지하는 관광시설로 신화역사공원 등이 해당되는데 6.04㎢에 달한다. 영어교육도시 등 택지는 3.80㎢로 사라진 곶자왈의 20.5%를 차지한다. 그 밖에 곶자왈 파괴 사업은 채석장 4곳에 0.67㎢, 도로개발로 0.55㎢ 등이 있었다. 일부 공공기관이 곶자왈을 파괴하는 데 앞장섰다.

제주의 지하수도 지나친 이용에 따라 위험에 처해있다. 2011년 기준으로 제주 담수 공급시설의 총용량은 연간 634백만㎥이다. 그 중 지하수를 통해 공급되는 물이 9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4개의 저수지와 대체수자원으로 개발된 빗물과 하수방류수 재이용시설, 해수담수화 시설 등이 공급하는 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1980년대 말부터 백록담 등 산정호수의 수위가 낮아지고 제주 전지역에서 지하수에 함유된 염분과 질소성분이 증가하고 일부 지역에서 용천수나 지하수가 고갈되는 등 불길한 조짐이 나타났으나 그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지하수 판매만으로 매년 200억 가량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 지하수 조사와 보존을 위해 이 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5000개의 관정 중 75%를 차지하는 사설 관정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지하수가 낭비되고 있다.

지하수에 문제가 생기면 제주의 농업과 관광업도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불을 보듯 분명하다. 마을공동목장은 1943년에 123곳 2만4432㏊에 이렀으나 2004년에는 74곳 9,127㏊로 줄었고 2014년에는 56곳 6,327㏊로 줄었다. 2018년에 또 51곳으로 줄었다. 마을공동목장이 사라지면서 마을의 자생력도 제주의 독특한 풍광도 사라지고 있다.

제주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415.5㎞에 달하는 해안도 파괴됐다. 올레길의 대부분이 해안선을 따라 나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해안은 제주의 대표적 경관이다. 이러한 해안 경관이 사유화되면서 난개발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탑동매립이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아름다웠던 제주 탑동의 몽돌해안이 사유화되고 매립돼 사라지면서 탑동은 제주시민들과 괴리고 공동화됐다. 개발업자들은 큰돈을 벌었지만 매년 파손되는 답동 방파제를 수리하기 위해 제주도민들은 수억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돌담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제주의 자연을 활용해 제주 사람들이 수천 년에 걸쳐 쌓아올린 특색 있는 문화유산이다. 제주의 돌담의 총길이는 3만6000여㎞로 추정된다. 지구를 한 바퀴 돌 정도의 길이다. 그러나 제주 돌담은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방치돼 사라져가고 있다.

신화의 섬 제주에서 무속은 제주 섬만의 독특한 문화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제주민의 고단한 삶을 조명하고 위로했다. 그 중심인 신당은 종교적 의미를 잃었지만 마을의 공동자산으로 마을 주민이 정체성과 연대감을 확인하고 민주적 시민격을 길러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 사이에 제주시 안에서만 192개의 신당 중 22개가 문을 닫거나 사라졌다. 개발의 대가로 2003년 6조7855억 원이던 제주도의 지역총생산액은 2013년 13조1975억 원으로 10년 사이 2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불평등이 심화되고 공동체의 유대가 약화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행복은 오히려 감소했다.

성장을 통해 생산을 확대하려고 하기보다 불평등을 줄이고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해 제주의 지속가능성과 도민의 행복을 확대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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