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제주의 봄...신종 코로나 장기전 대비해야
불안한 제주의 봄...신종 코로나 장기전 대비해야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20.02.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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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사태로 제주 관광의 피해가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지난 6일 제주도 관광국으로부터 신종 코로나 대응 관련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부동석 제주도관광협회 회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회원사 대부분 무급 휴가를 시행하거나 아예 휴업을 앞두고 있다”며 “영업이익이 평소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백지상태”라고 호소했다. 부 회장은 “내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그나마 한라산 관광에 대한 문의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비단 관광업계뿐만 아니다. 1차 산업과 제조업 등 제주 경제계 전체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제주경제가 심각한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이미 관광·여행업계 매출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고, 숙박·음식업 등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비명이 나온 지 오래다.

제주의 봄은 남다르다. 이른바 제주 관광의 시작이고, 이는 곧 제주경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을 보면 참담하다는 말이 적절한 표현처럼 들린다. 다행인 것은 현재까지 제주에서 2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 유사 증상자 모두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특히 국내 12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후 제주에 체류하고 있는 남성 A씨를 비롯해 제주여행을 마치고 중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관광객 B씨와 접촉했던 도민 11명의 잠복기가 종료됨에 따라 제주는 신종 코로나 공포에서는 일단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추가 감염자 발생 가능성을 완전하게 부인할 수는 없다. 왜냐면 아직도 적은 수지만 제주 외부에서 들어오는 입도객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 아는 것처럼 신종 코로나 등 전염병은 정부 혼자의 힘만으론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시민들의 자발적 대응과 대처가 필수적이다. 의심스러운 증상이 생기면 스스로 외부 접촉을 피하고 신속하게 당국에 알리는 시민의 협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지금도 일선 보건소와 감염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긴장 상태에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이 지치지 않도록 충분한 지원과 격려를 보내야 하며 장기전에 대비한 보건인력 확충을 비롯해 현재 드러나고 있는 문제들을 극복할 방안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민과 관이 합심해 불안한 제주의 봄을 넘을 지혜를 찾을 때다.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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