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 ‘소망’
방언 ‘소망’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2.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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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공칠.전 제주대 교수

다행히 화를 면했거나 어떤 이득이나 좋은 일을 보게 되면 (+아래아)망일다라는 말을 쓴다. 고어사전에 (+아래아)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이() 볼 운수이고 또 하나는 조화(造化)의 뜻인데 조화는 여러 뜻 가운데 신통한 일의 뜻으로 풀이된다.

이 두 가지 뜻이 제주방언의 (+아래아)에 내포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고를 면해도 의외의 이득을 보아도 신통한 일이다.

여기의 조화의 뜻에 따라 한청문감(만주어사전, 이조 영조 말년쯤) 6-14에 한자 造化 다음에 한국어 (+아래아)’, 만주어 커시’(kesi로 번역되면 운·덕택의 뜻)가 맞추어 있는데 이 (+아래아)을 만주어의 무당 saman과 형태가 비슷하다 해서 그것에 연결시키는 설도 있다.

퉁구스어(만주어도)Šaman(샤만)(알타이어 kam·gam, 몽골어 kami)이고 주의(呪醫), 주술사, 점복(占卜)사로서 ecstacy(무아경)의 기술을 지닌 사람이다. ‘(+아래아)과는 어형이 맞지 않고 뜻도 어긋나 보인다.

필자는 (+아래아)은 혹이면 한자어와 관계되지 않을까해서 소망(所望)과 희망(希望)을 그 후보자로 역측해 보았다. 의 한자는 수·당 때는 , 원대(中原音韻)어는 에 가까운 음이었고, 도 수·당 대는 에 가까운 음이었지만 에 가까운 음이 된다. 이것이 구개음화되면 가 되는데 그러한 ·소리는 한국에서 (+아래아)’로 받고는 했다.

예를 들면 ·는 이조 때 (+아래아, 현대어 사)’이다. 일본에서는 si(현대중국어 si(스와 비슷) xi())로 받고 있다.

의미상 소망은 아직 실현되지 않는 상태에서, 희망은 일부 실현되어 힘이 솟구치는 상태에서 쓰이므로 희망쪽이 아닌가 싶기도 하나 소망은 부처가 중생을 보살피는 것을 이르기도 하니 두고 생각하려고 한다.

(+아래아)이란 말이 무술과 관계되는 것인지, 한자어에서 온 것인지 또 새로운 자료의 발굴에서 다른 어원이 캐어질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중앙에서 (+아래아)이란 말이 쓰였어도 ‘·’(아래아)의 변화로 소망~사망~서망~(스망)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데, 아예 소멸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제주방언의 (+아래아)은 귀중한 어례다. 요행으로서가 아니고 바라는 바가 일부라도 실현되면서 희망이 솟구치는 일이 있기를 빌어서 올힌(올핸) 다들 하영 소(+아래아)망입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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