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물가라는데…왜 ‘먹거리’는 오르나 
최저 물가라는데…왜 ‘먹거리’는 오르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1.2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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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성장률이 추락하면서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이션 우려 또한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도민들의 체감물가는 다르다. 설 명절을 앞둔 새해 벽두부터 식품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가 뛰고 있어서 정부의 소비자물가 발표가 믿기지 않는다.

소비자물가 산정 때 가중치가 낮지만 체감도가 높은 식음료 제품 등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물가 ‘괴리 현상’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새해 들어서도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제 시행 등으로 외식비 등의 전반적인 가격상승 압력이 강해 물가 괴리감은 한층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식·유통업계에 따르면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는 20일부터 주요 버거류와 사이드·음료 등 총 8개 메뉴 가격을 평균 1.36% 인상한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빅맥 세트를 비롯한 주요 품목 가격이 100~200원씩 오른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가격 인상은 지난해 말부터 잇따랐다. 앞서 KFC는 지난달 10일 주요 품목 가격을 100~200원씩 인상했고 롯데리아는 지난달 19일부터 주요 메뉴 26종의 판매가격을 평균 2.0% 올렸다.

커피·디저트류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엔젤리너스는 지난 3일부터 주요 음료 메뉴 등 29종의 판매 가격을 평균 0.7% 인상했다. 빙수 전문 브랜드 설빙 역시 지난 10일부터 빙수·디저트·음료 등 주요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빽다방은 다음 달 3일부터 사라다빵 등 메뉴 4종의 소비자 판매가격을 500~700원 씩 인상한다.

물가당국은 이런 먹거리물가 상승이 식재료 원가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상승률이 컸던 만큼 틀린 해석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진단은 너무 안일해 보인다. 최근의 외식 및 서비스물가 오름세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각종 세금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소비자물가 산정 가중치 품목이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 하면서 나타나는 ‘물가 괴리’ 현상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물가는 흔히 ‘경제의 체온계’로 불린다. 물가상승 원인 및 체감물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올바른 대책도 나올 수 있다.

정부가 계층별, 연령별 물가지수 개발을 통해 ‘물가 괴리’를 최소화하고 현실 반영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원재료 가격만 탓하며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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