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툰베리
제주의 툰베리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0.01.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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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스웨덴의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다.

타임은 “인류가 우리의 유일한 보금자리와 맺는 포식적 관계에 경종을 울리고, 파편화된 세계에 국경을 뛰어넘는 목소리를 전하며, 새로운 세대가 이끄는 시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2018년 8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 대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전개한 10대 소녀는 이제 국경을 초월한 인류 문제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세대의 상징으로 국제사회에 당당히 섰다.

2020년 대한민국에도 수많은 툰베리가 있다.

툰베리가 인류의 미래, 혹은 가까운 내일에 들이닥칠 재앙을 국제적인 의제로 이끌어냈다면 우리나라 툰베리들은 당장에 직면한 다양한 사회 문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바로 ‘투표권’을 통해서다.

오는 4월 15일에 치러질 제21대 국회의원선거부터 만 18세(2002년 4월 16일 이전 출생) 청소년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총선을 90여일 앞두고 기자가 만나본 ‘제주의 툰베리’들은 이미 자신만의 확고한 선택 기준을 갖고 어른들의 전유물이었던 ‘정치’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이들은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헛공약이 아닌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를 뽑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청소년 공약=교육제도’라는 어른들만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청소년의 삶을 진정성 있게 들여다 본 후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파악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청소년들의 손에 갑작스럽게 투표권을 쥐어 준 것은 바로 어른들이기 때문에 선거 연령 하향 조정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엄중히 경고하기도 했다.

오히려 때 묻지 않은 사고와 편견 없는 시선으로 국민들을 위한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제주의 툰베리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실제 현실 정치와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툰베리가 자신의 신념으로 국제사회에 우뚝 섰듯이 제주의 툰베리들이 이번 총선을 통해 어떤 힘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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