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채소류 가격 폭등, 반갑지 만 않은 이유
월동채소류 가격 폭등, 반갑지 만 않은 이유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20.01.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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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게 되면 정부뿐만 아니라 가정 또한 첫 관심사가 물가(物價)다.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는 제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설 성수품을 구입해야 하고, 이 때 물가가 오르게 되면 가정은 경제적으로 추가 지출에 따른 부담을 지게 된다. 때문에 정부는 설을 앞두고 물가 특별관리에 나선다. 나아가 우리사회 절대다수이자 소비자인 각 가정은 물가가 안정되기를 학수고대 한다. 그런데 소비자와 달리 공급자 입장에서는 최대의 성 성수품이 소비되는 설 명절을 앞둬 ‘좋은 가격’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이 중간에서 이를 ‘적정하게’ 관리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이와 관련, 제주산 월동 무와 당근, 양배추 등 주요 월동채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가격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최근 발표한 ‘엽근채소 수급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이달 초 무 도매가격은 20㎏ 기준 평균 2만5479원으로 전년 동기(7437원) 대비 3배 이상 급등했다. 평년가격(9213원)에 비해서도 177% 높았다. 같은 기간 당근 도매가격(20㎏)도 3만9996원으로 전년 동기(2만4852원) 대비 61%, 평년(2만765원)과 비교하면 93% 각각 뛰었다.

양배추(8㎏) 가격 역시 평균 1만24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168원)보다 무려 199%, 평년(5376원)에 비해서는 131% 각각 올랐다. 최근 월동채소 가격의 고공행진은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파종 및 생육 시기에 잇따랐던 가을태풍과 집중호우 등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급감하면서 출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채소류 특성상 재배면적이 감소하면 생산량이 줄고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공급물량의 축소로 가격이 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상승폭이 ‘적정선’을 넘어서면 후유증을 초래한다는 사실이다.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 정부로서는 비축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거나, 수입문호를 더 개방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안정은 정부정책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반의 생각을 뛰어넘는 가격상승은 채소작물의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 이른바 ‘한 몫’ 잡자는 심리가 확산될 개연성이 높다. 최근 수년간 월동채소류는 부진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가격상승은 일단 반길 일이다. 그렇더라도 그 상승의 정도는 생산 소비자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정선에 머무는 게 바람직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가 달리 나온 게 아니다.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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