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물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
설 물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1.0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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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후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모처럼 고향을 찾아 친지들과 오순도순 얘기꽃을 피울 정겨운 모습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절로 웃음이 난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만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때가 1년 중 씀씀이가 가장 커지기 때문이다. 빠듯한 살림살이에도 어렵게 고향 가는 항공기나 배편을 구해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양손에 가득 들고 고향을 찾는다. 가는 길이 아무리 멀더라도 ‘우리민족의 대이동’을 막을 수는 없다.

고향에서 얻는 안락함과 부모 형제들과 나누는 사랑, 친지들과 주고받는 정….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행복이다.

또 고향에서 손아랫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은 세뱃돈과 덕담은 몇 푼의 돈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진정으로 행복을 비는 마음이 담겨 있기에 그것은 숫자로 환산되는 경제 개념을 초월한다. 조상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차례상도 차려야 한다. 차례상의 각별한 의미 때문에 최고의 물품들로 상을 차리는 것은 어찌 보면 후손으로서는 당연한 도리다.

그런데 설 명절을 앞두고 무, 배추 등 채소류의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니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소고기 등 육류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배추(1포기) 도매가격은 2902원으로 평년 수준에 비해 104%나 뛰었으며 무(1개) 도매가

역시 2420원으로 평년 대비 187% 급등했다. 이와 함께 배와 소고기, 대추 등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상차림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배(15㎏) 가격의 경우 3만8966원으로 평년 대비 26% 상승했으며, 소고기(1㎏) 도매가 역시 1만8506원으로 10%가량 올랐다. 다만 생산량이 늘어난 사과와 돼지고기, 계란 등 가격은 평년에 비해 안정된 수준을 보이고 있다니 다행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 시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시기가 세밑이라는 점이다. 수요를 미리 예측해 최대한 공급을 맞춤으로써 가격을 안정시키고 적절한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은 정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어쩌면 정부가 전면전을 펴다시피 하며 잡으려는 집 값보다 각종 먹거리 등 서민물가가 더 우선시 돼야 한다. 의식주라는 말처럼 먹고사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서민들이 명절 지출이 많아지면 명절 이후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고 그것은 결국 우리경제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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