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노모의 아들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이 학교 후배들의 장학기부로 이어져 귀감이 되고 있다.

8일 오현고등학교(교장 이계형) 청음홀에서는 ‘이창준 장학회 장학금 기탁식’이 열렸다.

오현고 20회 졸업생 故 이창준씨의 어머니 윤영옥씨(91)는 아들이 피우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3억원의 장학금을 쾌척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2억원을 쾌척한데 이어 10년이 지난 올해에도 아들에 대한 사랑을 후배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이다.

남편과 일찍 사별한 윤씨는 가족이라고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외아들에 의지하며 살았다. 고인은 성실한 학교생활과 함께 학교 성적도 우수해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입학했고 이어 한국은행 본사에 취직했다. 하지만 33살의 젊은 나이에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아 그해 세상을 등지게 됐다.

윤씨는 장학금을 또 다시 쾌척한데 에 대해 “다른 뜻은 없다. 우리 아들의 후배들이 앞으로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앞으로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기탁식 자리에서 윤씨는 장학금을 받은 재학생이 열심히 공부해 올해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흐믓해하며 반겨주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어머님이 기탁하신 숭고한 뜻을 높이 기려서 장학금은 좋은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훌륭한 학생들을 양성하기 위한 곳에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현고는 2011년 윤씨 아들의 이름을 딴 이창준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총 34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2480만원을 수여했다. 지난해에는 3학년 대학 수시 전형 대비 프로그램 운영비 143만원을 재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장정은 기자  jeune@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