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정보, 악의적 이용은 이젠 그만
디지털정보, 악의적 이용은 이젠 그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2.3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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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제주한라대 컴퓨터정보과 명예교수·논설위원

불과 십수년 전만 하더라도 주요 일간지와 라디오, TV 등 제한된 매체로만 세상사를 알 수 있었다.
허나 지금에 와서는 PC,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및 사물 간의 연결 디바이스 등의 새로운 정보통신기기를 통해 실시간 각종 정보를 획득하고 유통한다.

또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아니면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이메일, 검색, 음악이나 비디오 재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는 게 우리의 일상으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쉽게 디지털정보를 접한다.

이러한 디지털 생활양식에 따라 온라인 상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양은 엄청나다. SNS 트위터에는 보통 하루에 약 5억개의 글이 트윗되고 매달 2억명 이상이 페이스북에 접속한다.
유튜브의 하루 평균 동영상 재생건수도 40억회에 이른다. IT 시장분석기관 IDC의  ‘Data Age 2025’ 백서에 의하면 정보량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나고 2020년에 44ZB, 2025년에는 163ZB(1ZB:약 1조 GB)로 데이터 폭증을 예견하고 있다.

데이터 생성 주체인 사람보다 기기 간이나 사물인터넷 통신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엄청나게 많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디지털 정보에 대한 수집과 저장, 분석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됨과 동시에 디지털정보 이용 상의 윤리성과 보안성이 강조된다.

빗물이 여러 정제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의 음용수가 되듯, 인터넷 상에서 유통되는 보잘것 없는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정보가공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인스트&영의 ‘빅데이터 역풍’ 보고서의 지적처럼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개별화된 데이터 수집에 한계성의 문제가 대두된다.
지난 10월 가수 겸 배우인 설리의 사망 원인이 ‘악플’에 기인했다 해 인터넷 실명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듯이 디지털 정보의 생성과 유통에 있어 사용자의 성숙된 윤리의식이 필요하다.

특히 선정성과 자극적 방송을 송출하는 인터넷 개인방송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2017년 1월에 개봉한 ‘너브’ 스릴러 영화는 온라인 익명성의 위협을 잘 묘사하고 있다. 대학 입학을 앞둔 소심한 성격을 지닌 주인공 ‘비’는 일탈을 결심하고 10대들의 비밀 SNS 미션 수행 사이트 ‘너브’에 가입해 여러 자극적인 미션을 실제 행하면서 돈도 벌고 온라인 스타가 된다. 허나 종국에 가서는 생명을 잃게 되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 ‘비’의 미션수행처럼 ‘별 풍선’과 같은 유료 아이템을 이용자들로부터 더 많이 받아야 수익 배분이 많아지므로 인터넷 방송은 매회 자극적 콘텐츠를 제작, 송출하게 돼 이로 인한 폐해가 대단하다.          

아프리카 TV, 판도라 TV, 유튜브 등 플랫폼을 이용해 여러 영역의 프로그램을 실시간 혹은 주문형 비디오 형식으로 서비스를 하는 인터넷 개인방송은 시청 연령대가 넓고 시장 규모가 확장일로에 있다. 인터넷방송은 지상파의 방송법 규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서비스로서 ‘전기통신사업법’ 등의 법률 적용을 받고 있어 공공성에 대한 의무가 지상파 방송에 비해 느슨한 편이다. 이로 인해 제공되는 방송 콘텐츠가 폭력성과 선정성을 비롯해 그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특히 작금의 정치 이념에 함몰된 시국 상황을 반영하듯 진영 논리 스펙트럼에 따라 우후죽순 생겨난 유튜브 개인 방송의 그 편파성 보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 국민을 평강케 하는 협치의 국정 운영과 소통과 협의의 여의도 정치가 절실한 작금의 정치적 유튜브 방송은 편가르기식 보도가 일색이다.

이 나라의 작금의 형국을 바라보는 민초들의 마음이 착잡하기 이를 데 없는 게 현실이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의 임중도원(任重道遠)의 한 해를 멀리하고 제발 활기찬 모습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희망찬 새해, 경자년을 기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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