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공사 파업, 가공용감귤 처리차질 안 돼
개발공사 파업, 가공용감귤 처리차질 안 돼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19.12.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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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주감귤산업이 어렵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현실이다. 올 여름 잇단 태풍과 가을장마, 그리고 시중 경기침체로 감귤소비가 부진하다. 맛도 예전보다 못해 가격이 바닥세를 보이면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진다. 그렇다고 지금의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될 조짐 또한 찾기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가공용 감귤처리까지 차질이 우려된다. 불안감을 끌어 올린다. 이는 도내에서 생산되는 가공용감귤 유통량의 절반을 처리하는 제주도개발공사 노사분쟁에 기인한다.

제주도는 올해산 노지감귤 가격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예산 114억원을 투입해 감귤 2만t을 수매해 가공용으로 처리하는 비상 대책을 세웠다. 이에 따라 당초 3만t이었던 개발공사의 가공용 감귤 처리 물량은 5만t까지 늘었다. 현재 하루 평균 처리되는 가공용 감귤 처리 물량은 1520t가량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을 제주도개발공사에서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도개발공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해 개발공사 감귤가공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최악의 경우 가공용 감귤 처리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롯데칠성과 ㈜일해에 가공용 감귤 추가 처리를 요청했지만 두 업체 모두 시설 부족 등으로 난색을 보였다. 제주도는 가공처리, 농축액 소비 등에 따른 비용 발생분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개발공사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가공용 감귤 처리에 차질은 불가피 해 보인다. 김성언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최근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가 개최한 가공용감귤 처리난에 따른 긴급 현안보고 자리에서 “가공용 감귤 처리난을 막기 위해 노사간 입장 차를 조율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가공용 감귤 수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제주도개발공사 노사는 파업 돌입 직전인 지난 26일부터 27일 새벽까지 최종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합법적 방법으로 진행되는 노사분쟁에 대해 외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노사문제는 자율해결이 원칙이다. 그렇지만 노사분쟁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는데 이론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 대상이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감귤농민들이라면 개발공사 노사는 한번쯤 지금의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각자의 주장은 치열하게 하되 선의의 피해는 최소화 할 수 있는 길도 봐야 한다. 가공용 감귤 처리 라인이 멈춰선 안 되는 이유다. 노조의 전향적 판단을 기대한다.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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