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 '딩크족' 세상이 되고 있나
제주사회 '딩크족' 세상이 되고 있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2.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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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할 만한 일이 점점 현실이 되고있다.

그동안엔 그래도 환경과 여건이 되면 아이는 낳아 출산들을 하겠지 하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희망이 점점 무망해지는 느낌이다.

우리 사회의 출생아수 감소가 객관적 여건의 문제가 아니라 더 깊은 곳에서의 변화, 이를테면 가치관이나 문화의 의제로 읽힌다는 얘기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적지 않은 신혼 커플들이 “둘만 사는 게 좋아서 아이를 안 낳겠다”고 한다. 이른 바 ‘딩크(double income no kids)족’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신혼부부통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최근 5년 내 혼인신고한 제주지역 초혼신혼부부는 총 1만3280쌍으로 전년(1만3552쌍)보다 2.0%(272쌍) 감소했다.

반면 이 중 자녀가 없는 부부는 4932쌍이다. 1년 전(4707명)에 비해 4.8% 증가하면서 도내 무자녀 신혼부부 비중은 2017년 34.7%에서 지난해 37.1%로 확대됐다.

제주지역 신혼부부 5쌍 중 2쌍은 무자녀 부부인 셈이다. 또 도내 초혼 신혼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도 2017년 0.85명에서 지난해 0.81명으로 감소했다.

무자녀 신혼부부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일단 치솟은 주거비 부담 등으로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데다 아이를 낳을 경우 직장 생활, 자녀 교육 등에 소요되는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그렇긴 하지만 젊은이들의 가치관의 변화가 ‘무자녀 부부’를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자녀 부부에게 ‘왜 아이가 없느냐’고 물어보면 “지금이 좋아서”라는 답이 돌아온다.  ‘당분간 일에만 매진할 생각이라 아이가 끼어들 틈이 안 난다’고도 했다. 또 다른 무자녀 부부는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썩 풍족한 편은 아니지만 자신들을 위해서 사는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다’고 한다.

물론 이와 같은 현상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 반열에 든 나라치고 저출산 현상을 안 겪었던 나라는 없다. 딩크족들도 다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드디어 1.0 이하까지 합계출산율이 떨어졌고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무자녀 가족이 오히려 표준가구가 될 판이다. 국가 위기다.

보육예산을 증액하고 육아휴직의 확대, 워킹맘, 워킹대디들을 위한 일·가정 양립 환경을 만들기 위한 탄력근무제 확장과 근로시간 단축에도 안간힘을 써야할 때다.

청년주거와 일자리 지원에도 더 관심을 쏟아야한다. 출생아 수는 국가의 미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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