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각 다투는 중증응급환자 느는데…병상이 없다
촌각 다투는 중증응급환자 느는데…병상이 없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12.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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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중증응급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병상 부족으로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다른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량에서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중증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의 효율적인 운영과 함께 병상 확대 등 인프라 개선이 시급해지고 있다.

1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6곳의 종합병원 중환자실 병상은 2013년 170개, 2014년 164개였으나 지속 감소해 현재는 150개에 그치고 있다.

제주대학교 병원이 52개, 제주시 연동 소재 종합병원이 44개로 전체 중환자실 병상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4곳 종합병원의 중환자실 병상은 각 10여 개 뿐이다.

매년 감소하는 중환자실 병상과 달리 중증외상, 뇌혈관 질환, 심정지 등의 중증응급환자는 증가하고 있다.

제주도소방본부가 병원으로 이송한 중증응급환자는 2017년 5300명, 지난해 680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지난 5월까지 3300명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소방본부는 올해 이송한 중증응급환자가 지난해 수치를 뛰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제주시 오라교차로 인근에서 119구급차량과 승용차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한 현장(사진=독자제공)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환자실 여유 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골든타임’이 지체되고 있다.

도내 119센터 관계자는 “중환자실 입원이 가능한 곳이 없어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는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문제는 이 시간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오전 제주시 오라교차로 인근에서 환자 이송 중에 전도 사고가 난 119구급차량 역시 제주대병원에 병상이 부족해 신제주권 종합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결국 중환자실 병상 확대를 비롯한 의료 인프라 확대가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는 중증질환자 치료 및 병상 확대를 위해 2026년까지 상급종합병원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지역보건의료계획 시행을 통해 의료기관 전반에 대한 운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관기관과 협의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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