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서남북 균형 발전 ‘톱니바퀴’ 모두 ‘삐걱’
제주 동서남북 균형 발전 ‘톱니바퀴’ 모두 ‘삐걱’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12.1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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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균형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동서남북 톱니바퀴’가 모두 삐걱대고 있다.

행정당국이 제주를 동서남북으로 4대 권역화해 각각을 대표하는 핵심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효과가 미비하거나 도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는 등 난관에 봉착하면서 미래 제주를 위한 성장 동력이라는 청사진이 희미해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6년 6월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을 제주도청으로 초청해 ‘도정정책 간담회’을 열고 ‘제주도 4대 균형발전 성장축 핵심사업’을 제시했다.

당시 제주도는 ▲동부 권역 제주 제2공항 ▲서부 권역 신화역사공원·영어교육도시 ▲남부 권역 강정크루즈터미널·혁신도시 ▲북부 권역 제주국제공항 확충·신항만 등 4대 성장축을 2030년까지 추진해 제주 균형 발전의 청사진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제주도가 제시한 4대 성장축은 이 나간 톱니바퀴처럼 제 역할을 못하면서 제주도가 공언한 균형 발전은 되레 뒷걸음질치고 있다.

실제 남부 권역의 성장축인 강정크루즈터미널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크루즈를 타고 제주를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간간히 대만이나 일본발 크루즈가 강정크루즈터미널에 닻을 내리고 있지만 크루즈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찾지 않으면서 매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북부 권역의 성장축인 제주국제공항 확충 사업은 현재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프라 확충 공사로 제주국제공항의 이용객 수용 능력은 3170만명까지 늘어났지만 올해 누적 이용객이 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면서 준공하자마자 또 다시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제주신항만 건설 역시 바다 매립에 따른 환경 훼손이 우려되면서 반대 의견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도민 설득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서부 권역의 성장축인 영어교육도시는 당초 계획과 달리 총 3개 학교가 조성되지 않으면서 사업 부지가 방치되고 있는데다 현재 운영 중인 국제학교 3개교는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누적 부채가 6000억원을 웃도는 등 조성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제주도가 제시한 균형발전 청사진의 핵심이자 동부 권역의 성장축인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기본계획도 고시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심화되고 있는 찬·반 갈등이 공론화를 넘어 주민투표 요구로 확산되면서 사실상 추진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처럼 제주의 균형 발전과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추기 위해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권역별 핵심 사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제주도정의 정책 방향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함께 보다 실효성 있는 미래 청사진이 요구되고 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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