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근대 과학 선구자 업적 재조명해야"
"제주 근대 과학 선구자 업적 재조명해야"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12.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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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타케 신부, 제주 온주 밀감나무 식재 및 제주 자생 왕벚나무 발견 등 업적 조명
천주교제주교구와 (사)제주역사문화진흥원, '에밀 타케 신부의 업적과 가치 전승' 개최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를 발견하고 온주밀감 나무를 제주에 들여온 프랑스 선교사 에밀 타케(1873∼1952) 등 제주 근대 과학 선구자들에 대한 업적 재조명 사업이 잇따라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천주교제주교구(교구장 강우일 주교)와 (사)제주역사문화진흥원은 지난 7일 제주시 동광성광에서 심포지엄 ‘에밀 타케 신부의 업적과 가치 전승’을 개최했다.

프랑스 출신 선교사 에밀 타케는 13년 간 제주에서 식물을 채집했고,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 발견해 표본을 독일 쾨네 교수에게 제공한 데 이어 온주밀감 나무를 제주에 처음으로 들여와 도내 감귤 농업 확산에도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찬수 (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은 “한라부추와 좀갈매나무, 애개장구채, 돌가시나무, 큰각시취 등 많은 제주 식물들의 학명에는 종소명(taquetii)이 타케신부를 지칭하고 있어 타케의 제주 식물에 대한 영향을 보여준다”며 “에밀 타케 신부를 비롯해 구상나무가 한국 특산의 신종으로 명명한 윌슨과 제주 대표 토종 과학자인 부종휴 선생, 석주명 선생 등은 동시대 제주의 근대과학을 꽃 피운 인물들로 이들을 기리는 작업이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황태종 요셉 신부는 “타케 신부는 함께 한라산에서 식물 채집을 하던 포리 신부가 일본으로 가자 제주 자생 왕벚나무를 보냈고, 1911년 온주밀감나무 14그루를 받아 제주 이웃에 분양하며 감귤나무가 확산됐다”며 “왕벚나무 없는 일본이나 감귤나무 없는 제주는 상상할 수 없다. 두 신부는 일본과 제주에 살며 서로 다른 식물들을 서로에게 선물했고 이 선물들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박찬식 역사학자는 “타케 신부는 제주도 사목활동을 통해 신축교안 직후 민·교간 갈등을 원만하게 처리하고 본당을 하논에서 홍로로 이전해 본격적인 제주도 산남지역 선교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그의 사목활동에 대한 교회사적 검토가 심화되고 그의 식물학 조사 성과가 제주학을 비롯한 제주문화 연구의 선구적 업적으로 활발히 조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구와 진흥원은 13일부터 22일까지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제주지역 예술가들이 타케 신부를 조명한 미술전을 연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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