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히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
진실을 밝히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
  • 제주일보
  • 승인 2019.12.0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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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추천하는 이달의 책] 옥수수 뺑소니

독서모임 ‘나를’, 친구 추천 도서작
교통사고 겪은 소년의 성장기 그려
거짓말 속 불편함·죄책감 마주보기 
정직함·책임감 등 삶의 가치 일깨워
서귀포도서관 청소년 책 활동가 ‘나를’.
서귀포도서관 청소년 책 활동가 ‘나를’.

서귀포도서관에는 한 달에 한 번 청소년들이 모여서 친구들에게 다양한 책을 소개하는 독서 동아리가 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 머물지 않고 세상에 필요한 나를함께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이 동아리를 청소년 책 활동가 나를이라고 부른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나를학생이 또래 청소년들에게 짧고 재미있어서 읽어보기를 권한 책들 중 한 권이다.

옥수수 뺑소니는 두 번의 교통사고를 연달아 겪은 소년의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 현성이는 자전거를 타고 하교를 하던 중 옥수수 트럭을 피하려다 사고를 당한다. 다행히 풀숲에 굴러서 다치지 않지만, 이튿날 휴대폰 게임을 하면서 골목길을 지나다 승용차에 치이게 된다. 두 번째 사고로 현성이는 상처를 입게 되고, 휴대폰 수리비와 부모님의 화내는 모습이 두려워 시작한 거짓말로 인하여 옥수수 트럭 아저씨가 뺑소니범으로 몰리게 된다.

8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이지만, ‘옥수수 뺑소니속에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리가 담겨져 있다. 작가는 책을 통해 거짓말의 위력과 그로 인해 치러야 하는 죄책감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하여 시작한 거짓말이 점점 커져서 주인공을 짓누르는데, 이러한 주인공의 속마음을 책에서는 풀 수 없는 매듭이 마구 엉키는 느낌이 들었다(46p)”고 표현한다.

또 다른 내 손엔 만 원짜리 한 장이 들려 있었다. 꼬깃꼬깃 볼품없는 지폐였다. 아저씨가 옥수수 몇 개를 팔아야 이걸 버는 걸까? 오늘도 여기저기 수습하느라 하나도 못 판 건 아닐까? 점점 입 안의 옥수수 감촉이 불편해졌다.

어쩌면 지금 나는 옥수수가 아닌, 가진 것 없는 아저씨의 살점을 뜯었는지도 모른다.(68p)”

 

이 책은 거짓말이 주는 불편함과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이자 책표지에 나타났듯이 진실을 밝히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시작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거짓말을 덮어두거나 감추려든다면 마음속의 불편함은 영영 지워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잘못을 똑바로 마주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책을 읽다보면 거짓말을 한 뒤에 벌어지는 일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며, 이는 아주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옥수수 뺑소니는 창비 출판사에서 청소년을 위해 펴낸 소설의 첫만남' 시리즈 중 한 편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청소년의 말투와 행동을 책 속에 사실적으로 담아내었고, 웹툰 작가인 삽화가가 이야기의 흐름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넣어서 책을 읽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청소년들도 가볍게 소설을 읽을 수가 있다.

마지막 책장을 걷으면 작가의 말처럼 삶의 수많은 선택 가운데 나는 뺑소니치지 않았나(75p)” 스스로 되묻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하며 살아가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책 속에는 바르고 곧은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가치가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정직함과 책임감, 용기와 같이 살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볼 수가 있다.

어릴 적에 읽은 책은 어른이 되어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어릴 적 읽은 책을 가슴 속에서 빛나는 소중한 보물과 같다고 말하는지도 모른다. ‘나를학생들이 또래 친구들에게 추천한 것처럼, 이 책을 모든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세상에 필요한 나를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

<양윤정 서귀포도서관 사서>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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