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민생 위협 '보이스피싱' 빈발…'경고등'
제주 민생 위협 '보이스피싱' 빈발…'경고등'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11.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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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피해액 66억원…지난해 피해액 넘어서
"금융거래·개인정보 요구 시 직접 확인해야"

경기 악화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 등을 노리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올 들어 도내에서 하루 1.5건 꼴로 빈발하는 등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지능화·고도화되는 범죄 수법으로 재산상 피해액이 60억원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 수준까지 불어나면서 각별한 주의와 함께 수사·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28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449건으로, 하루 평균 1.5건 꼴로 끊이지 않고 있다.

도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16년 304건에서 2017년 378건, 지난해 505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도 2017년 34억원에서 지난해 55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66억원으로 불어나 피해를 입은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 유형은 대출사기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주로 신용등급 상향을 위해 수수료를 입금해야 한다거나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신용대출이 가능하다며 변제금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송금받아 편취하는 대출사기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449건 중 406건(90.4%), 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 505건 중 444건(87.9%)이 대출사기형이었다.

제주지역 보이스피싱 발생 및 피해금액 연도별 추이.

최근에는 수법까지 다양화, 지능화되고 외국인까지 범죄에 가담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실제 제주경찰은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여 7000만원을 가로챈 혐의(특수절도)로 중간 관리책인 말레이시아 국적 A씨 등 5명을 붙잡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지난달 18∼28일 3차례에 걸쳐 금융감독원, 경찰을 사칭해 ‘개인정보가 유출돼 예금을 인출해야 한다. 돈을 대문 앞에 두면 잠복근무해 범인을 잡아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직 총책과 중간 관리책 등을 쫓고 있다.

범행이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과 맞물려 피의자 검거 건수도 2016년 78건, 2017년 215건, 지난해 373건, 올해 453건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금감원이 지난해 지역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인구 1만명당 피해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 제주(17건)인 것으로 나타나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법이 계속 진화하고 있어 전화상으로 이뤄지는 금융거래나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 달라”며 “어떠한 공공·금융기관도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전화를 받을 경우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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