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난 감자값…수확 앞둔 제주농가 ‘울상’
반토막난 감자값…수확 앞둔 제주농가 ‘울상’
  • 문유미 기자
  • 승인 2019.11.24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봄·고랭지감자 생산량 폭증…가격 절반 ‘뚝’
태풍피해 큰 제주농가 작황 부진에 ‘이중고’

올해 전국적인 감자 생산량 폭증세로 시장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확을 앞둔 도내 가을감자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고추, 참깨, 고랭지감자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고랭지감자 생산량은 13만9676t으로 전년(9만1811t)에 비해 52.1% 급증하면서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 고랭지감자 재배면적이 3844㏊로 전년(3462㏊) 대비 11.0% 증가한 데다 올해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단위면적당 생산량 역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랭지감자 주산지인 강원지역은 올해 10a당 생산량이 3679㎏으로 전년(2664㎏) 대비 38.1%나 확대됐다.

올해 봄감자 생산량도 전년 대비 20.9% 늘어나면서 아직 저장물량이 적잖게 남은 상황에 고랭지감자 풍년으로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감자 가격은 반토막이 났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국 평균 감자(20kg) 도매가격은 2만원으로, 1년 전(3만9600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로 인해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둔 제주지역 가을감자 농가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제주지역이 주산지인 가을감자는 보통 9월 초순까지 파종한 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수확하는데 올해는 연이은 가을태풍과 폭우 등 악기상으로 인한 농사 피해가 누적되면서 작황이 부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측에 따르면 올해 제주산 가을감자 생산량은 9335t으로, 전년(2만4455t) 대비 61.8%나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확량 감소에도 육지부 봄감자와 고랭지감자 등 공급물량이 쏟아진 탓에 감자 유통가격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도내 감자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서귀포시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김모씨(55)는 “올해 파종 시기에 잇따른 태풍과 비날씨 때문에 재배면적이 크게 줄었는데 육지부에서는 감자 풍년으로 공급량이 넘치면서 가격이 반토막이 났다”며 “애써 생산해서 시장에 출하해봤자 작업비·물류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게 없는 상황이라 걱정이 태산”이라고 토로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