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감귤마저 ‘고전’,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조생감귤마저 ‘고전’,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1.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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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주산 노지감귤 가격이 심상치 않다. 처음부터 일부 예견된 일이지만 막상 지금 전개되고 있는 시장상황만 놓고 본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감귤이 제주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차치하더라도 올해 문제는 앞으로 얼마든지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기회에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내 고쳐야 할 필요성이 나온다. 제주감귤가격 폭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지만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은 마련하지 못한 채 급급한 불끄기에 집착해 온 게 사실이다. ‘그때’가 지나면 잊혀졌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지방정부인 제주도와 생산자 단체인 농협, 그리고 생산자인 농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대응책을 만들어 내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최근 노지감귤 가격은 하락세다. 급기야 일부 농가는 유통비마저 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주(11~16일) 출하된 제주산 감귤의 최저가는 5㎏ 당 1300~1500원을 기록했다. 시장 판매가 아닌 가공용 처리의 기준이 되는 소득분기점인 5㎏ 당 38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결국 제주도는 양 행정시와 제주도자치경찰단, 농협,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와 함께 긴급 특별단속반을 구성해 그제(20일)일부터 감귤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도내 선과장과 항만, 도외 도매시장 등을 중심으로 특별 단속에 돌입했다.

문제는 제주도의 비상품 유통 특별단속은 한계가 따른다는 사실이다. 결국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올해 제주에는 다 아는 것처럼 잇따라 태풍이 할퀴고 지나갔다. 태풍은 많은 비와 바람을 동반하기 때문에 감귤표피는 물론 맛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가을장마로 상징되는 잦은 비 날씨까지 이어졌다. 여기다 설상가상으로 시중 경기마저 얼어붙었다. 경기가 어려우면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그 결과 과일소비 감소로 이어진다.

지구온난화로 잦은 태풍과 가을장마는 이제 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상황이 됐다.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모든 요인들이 감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더라도 감귤산업은 결코 제주가 포기할 수도 포기해서도 안 되는 제주의 생명산업이다. 당장은 비상품 유통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고품질 감귤의 출하가 꼭 선행돼야 한다. 이어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시장가격 유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다. 늦었다고 판단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는 이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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