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폭등, 그래도 ‘사랑의 김치’ 있었으면 
배추 폭등, 그래도 ‘사랑의 김치’ 있었으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0.2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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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은 월동 준비 필수 코스 가운데 하나였다. 유네스코(UNESCO)는 2013년 한국 사람들이 함께 모여 김치를 담그고, 그렇게 담은 김치를 나눠 먹는 김장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장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김치 제조업체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김장 계획이 있는 주부는 40%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김장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김포족’(김장 포기족)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귀찮기도하거니와 가격도 상당해서이다. 또 김장을 하기로 한 주부 중에서도 상당수는 배추 20~30포기 이하로 김장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배추와 무 값 폭등으로 서민들이 김장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4인 가구 기준 김장 비용(김치 20포기 기준)은 평균 30만원 안팎으로, 지난해(27만원)보다 약 1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김장 비용이 오르는 것은 가을 장마와 3차례나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김장용 배추·무 등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실제 최근 배추와 무 시세를 살펴보면 지난해 또는 평년과 비교해 가격이 최대 2배까지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배추 1포기 가격은 평균 5680원으로 평년(2947원) 대비 2배 가까이 올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3533원)에 비해서도 61% 상승했다.
무 1개 가격도 평균 2866원으로 평년(1768원) 대비 62%, 지난해 같은 기간(2482원)에 비해서는 16% 올랐다. 거기다가 올해는 제주도민들이 제주에서 생산된 배추와 무를 전혀 볼수 없게됐다. 타 지방에서 온 배추와 무로 김장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가을재배면적은 지난해 55㏊에서 올해는 ‘제로’ 수준으로 99.7% 하락했다. 또한 가을 일반무와 총각무의 재배면적 역시 1년 전의 9㏊에서 올해는 전멸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재배면적이 없다.
이는 최근 8~9월 이어진 가을장마와 함께 3회에 걸쳐 제주를 강타한 태풍 등의 영향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김장 유통현장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타 지방에서 오는 김장 김치 부분에 대한 물류지원을 했으면 바람직하다. 그래서, 아무리 어렵지만 올해도 ‘사랑의 김치 나눔행사’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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