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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에 생각하는 우리의 ‘한글 파괴’
한글날에 생각하는 우리의 ‘한글 파괴’
  • 제주일보
  • 승인 2019.10.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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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9일)을 보내는 마음이 무겁다.
573년 전 세종께서 세상에 으뜸인 한글을 만들어 주셨지만 우리가 그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학자들이 가장 빼어난 문자로 한글을 꼽는다. 휴대전화 문자만 봐도 한글의 과학성과 첨단성은 바로 증명된다. 이런 훌륭한 말과 글이 있었기에 우리만의 찬란한 문화를 꽃 피울 수 있었다.
중국 대륙과 그 주변에서 명멸(明滅)해간 그 많던 민족이 한자를 쓰다가 한족에 흡수돼 사라져 간 것을 보면 한글은 나라와 문화의 지킴이였다. 자기 글을 갖고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 몇 안 된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문화 국민의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그럼에도 정작 우리나라에서 한글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 하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이 일상화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한글 파괴’가 위험 수준에 달한 지 오래다. ‘짱’이나 ‘즐’ 같은 정체불명의 단어와 이상한 약어, 국적불명의 신조어등이 한글을 훼손하고 있다.
제주일보가 한글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SNS와 인터넷에 사용되는 신조어를 살펴보았더니 날이 갈수록 ‘한글 파괴’ 현상은 심각해지고 있었다.
초등학생부터 유명 연예인까지 너 나 할 것 없이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존맛탱’(매우 맛있음),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다),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 등의 신조어로 소통하고 있었다.
인기 유튜버와 각종 방송국의 유튜브 채널들 역시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신조어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었다. TV 방송도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신조어를 마구잡이로 사용함으로써 언어 오염을 오히려 심화시키는 실정이다.
어디 그뿐인가. 모범이 돼야 할 정치인들도 신세대와 소통한다는 명분으로 무분별하게 신조어를 사용한다. 그러니 가뜩이나 메마른 세상이 더욱 거칠어지는 것이다.
우리말을 우리가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한글을 더 발전시키지는 못 할망정 파괴해서는 결코 안 된다. 바르고 품격 있는 문자 사용으로 한글 사랑을 평소 실천해야 한다. 어휘를 늘리고 아름다운 서체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한민족의 정신은 말과 글을 통해 표현된다.
이젠 우리말을 지키고 다듬는 데 모두가 나서야 한다. 소중한 세계문화유산인 한글을 지키기 위해 올바르게 사용하는 생활태도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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