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민족의 미래
교육과 민족의 미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9.2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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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지금의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잔인함과 분노를 바탕으로 하는 잔혹한 범죄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순간의 분을 참지 못 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며 주관적인 원칙이나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사람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시신을 토막으로 잘라 버리는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고 잘못된 운전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시비 끝에 길거리에서 입에 담기 힘든 폭언과 상식을 벗어난 폭행을 일삼는 일이 자주 나타나면서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행위를 한 사람들은 법에 따라 처벌을 받고 응분의 대가를 치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현상이 사회 전반에 나타나게 된 원인을 정확하게 짚어보고 대책을 모색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육체적 행위로 구체화하는 범죄 행위는 내부에 존재하는 마음을 잘 다스리기만 하면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방법은 사회적 교육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불완전한 인격체를 상대적으로 완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핵심적 도구라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남북전쟁이라는 민족적 수난을 20세기 중에 겪어내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국가로 성장할 만큼 각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과 같은 번영을 이뤄냈다고 할 수 있다.

제도적·사회적 교육의 힘을 통해 우리 국민은 근면, 성실, 그리고 끈기라는 자질을 키워냈으며 지금의 성공을 이뤄낸 근본이 됐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교육이 사회와 민족을 위해 하는 역할과 중요성이 얼마나 중차대한지 짐작할 수 있다.

교육이란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고 가르치며 성숙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인격을 길러 주는 과정인데, 인류가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은 여러 가지지만 그 중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도가 크고 높기 때문에 모든 구성원의 지대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예상된다.

교육은 제도적 기관을 통해 행해지는 지식의 습득 과정과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관습적 이념에 의해 이뤄지는 인격의 수양 과정이라는 두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지식의 습득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적 교육은 사회에 진출해 자신과 가족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학벌이라는 요건을 부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많은 노력과 재력,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성의 도야를 목표로 하는 사회적 교육은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다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으므로 자칫하면 소홀히 할 가능성이 크다.

20세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는 동안 우리 사회는 꽤 오래 전부터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오느라 지식습득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적 교육에만 몰두했고 인격의 수양에 필요한 사회적 교육을 등한시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수십 년 전까지는 듣지도 못 했고 보기도 어려웠던 잔혹과 분노의 범죄가 하루가 멀다 않고 일어나는 현실이 사회적 교육의 부족함을 너무나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질적 풍요로움만을 추구면서 인격은 수양하지 않는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간다면 실패한 인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것이야말로 그동안 뒷전으로 미뤄놓았던 사회적 인성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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