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역사문화 걷는 길로의 초대
서귀포 역사문화 걷는 길로의 초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9.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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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택 사단법인 질토래비 이사장

바닷물이 철썩철석 파도 치는 서귀포서귀포 칠십리에 물새가하고 흥얼거리며 걸었던 그 길을 역사문화 그윽한 명품길로 조성해 걸어봤으면.

질토래비는 서귀포도서관과 서귀포중학교와 협약해 서귀포 역사문화 걷는 길을 오는 22일과 29일 개장한다.

20187월 돌하르방에게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며 창립을 알린 질토래비는 같은 해 10동성(東城돌하르방길개장에 이어 지난 3한수풀 역사문화 걷는 길을 한림중·한림여성농업인센터와, 6월에는 탐라·고을·병담길을 제주중·제주사대부고와 협약해 개장한 바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인 서귀포는 역사문화가 깃든 수려한 자연경관을 도처에 품고 있다.

제주도에서 최초로 형성된 서귀포층, 선사유적지 생수궤, ‘물의 도시 서귀포를 실감하는 서귀진성 정모시 수롯길과 집수정, 용천수 등 다양한 유물유적을 많이도 간직하고 있다.

그런 만큼 두 갈래의 걷는 길을 내려 하는 바, 서귀진성을 중심으로 해 자구리 해안과 소남머리 등을 돌아보는 동녘정모시길과 서귀포항 주변 풍경과 활쏘고 말 달리던 사장터 등을 돌아보는 서녘천지연길로 나눠 걸으려 한다.

이원진 목사의 탐라지(1653)에는 서귀포는 정의현 서쪽 70리에 있다. 서귀포는 원나라에 조공할 때 순풍을 기다리던 곳이다(西歸浦在顯七十里朝元時候風處)’라고 쓰여있다. 노래 제목이기도 한 서귀포 칠십리는 몽골이 탐라를 지배하던 시기에 원나라로 진상하는 물건을 실어나르기 위해 이용했던 도로였다니.

다음은 이익태 목사가 1696년 제주를 순력해 쓴 지영록(知瀛錄)에서 인용한 글이다.

홍로(洪爐)는 한라산 정남(正南) 방향의 산기슭에 있으며 땅이 비옥하고 샘물이 달아 한 겨울에도 봄처럼 따뜻하다. 해저물 무렵 서귀소(西歸所)에 도착하였다. ()은 해변에 임해 있는데 요해처(要害處)에 해당된다. 정방과 천지 두 연폭(淵瀑)이 좌우에 있고 여러 마장(馬場) 안에 있는 기승(奇勝)들이 볼만 했다.’

그뿐인가. 선인들이 정모시에서 끌어당긴 물은 서귀진성 우물을 채웠고 넘치는 물을 이용해 논밭을 일구기도 했다.

1950~1960년대까지도 서귀진성 해자로 보이는 개울에서 미꾸라지와 깅이 등을 잡았다는 옛 이야기들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으니.

서귀포항과 천지연폭포 사이에 있는 넓은 광장에는 상당한 논밭과 사장(射場)밭이 있었다. 성 바깥을 흐르는 내에서 비롯됐을 선반내에서 발원해 천지연을 넘치게 한 물을 이용해 논밭을 일구기도 하고 또한 서귀진성을 지키던 장졸들은 이곳 사장터에서 활을 쏘고 말을 달렸던 것이다.

서귀포에는 또한 인명이 들어간 명소가 많다. 이중섭미술관, 소암기념관, 김정문화회관, 기당미술관, 강창학경기장, 서복전시관, 왈종미술관, 작가의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이름들이 있는 도처에서 학생들은 미래에 닮고자 하는 현자들과 만나기도 한다. 여러 인물에게서도 역사문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음이 또한 서귀포시의 매력이기도 하다.

다음의 여정 또한 이번 걷는 길에서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고래공장터와 포경선 난파 추도비, 새연교와 범섬 풍경, 벼락마진듸 할망당 조형물, 용암유로와 여러 용천수, 4·3의 아픔이 있는 소남머리와 정방폭포, 소암기념관과 서복전시관, 옛 서귀읍과 시청사, 이중섭 공원, 서귀포관광극장 노천무대, 서귀본향당, 남성, (·)동산, 그리고 장수의 별인 서진노성의 현장 등.

이 길을 걷는 모든 이에게 장수의 별과 행운의 별이 반짝반짝 비추이길 빌어본다.

보이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곧 미래 산업으로 이어지는 시대다. 이에 이르는 길은 역사문화 공유를 통해서 가야하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걷고자 하는 길은 행복의 길이다. 곧 개장하는 서귀포 역사문화 걷는 길 역시 행복의 길로 가는 한질이 되길 두 손 모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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