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치는 水害, 농가지원 시급하다
엎친 데 덮치는 水害, 농가지원 시급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9.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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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가을 장마가 열흘 넘게 계속되면서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농경지 침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때문이다. 서귀포시 안덕면과 대정읍 일대의 가을 감자밭이 침수 피해를 입고 성산읍과 제주시 구좌읍의 당근밭이 물에 잠겼다. 제주일보가 현장을 취재해 보니 구좌읍의 한 당근밭은 아예 뻘밭’, ‘진흙탕이 돼 있었다.

농민들은 수해(水害)로 올해 당근 농사를 다 망치는 게 아니냐고 걱정들이다. 당근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37년 농사를 지으면서 이런 가을 장마는 처음이라고 했지만 사실 올해 가을 장마로 인한 농가 피해는 일파만파(一波萬波)로 커지고 있다. 당근과 감자뿐만 아니라 월동무·양배추·브로콜리·콜라비·마늘 등은 추석 전에 파종과 정식작업을 해야 하는 데 장마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손을 놓고 있다. 파종이 늦어지고 정식작업이 시기를 놓칠 경우 한 해 농사는 거의 절반을 까먹고 들어가는 셈이 된다.

이런 판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13호 태풍 링링의 북상으로 가을 장맛비는 이제 폭우를 동반하면서 물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추석을 앞둔 농민들의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갈 수밖에 없게 됐다.

예기치 않은 피해를 입고 있는 농민들에 대한 지원대책이 시급해졌다.

문제는 이제 태풍 링링이다. 태풍의 경로가 제주로 향할 것이 확실해지면서 설상가상(雪上加霜)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가을 태풍은 바람만 무서운 게 아니라 대량의 물 폭탄을 대동한다는 점에서 예측불허다. 이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태풍의 이동 속도가 느려지면서 한국이 그 피해를 가장 많이 받게 될 것이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연구발표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태풍이 느려지면 호우피해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는 태풍의 길목에 있는 제주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태풍 취약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상청은 앞으로 가속화하는 지구 온난화로 제주지역에서는 이례적이고 강력한 태풍을 자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태풍과 호우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 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우선 지금 닥친 가을장마와 링링대비에 철저해야 한다. 재해 대비는 타이밍이 최우선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시기를 놓치면 주민들의 피해가 불어나고 농민들의 고충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태풍과 호우 비상령을 내리고 바람과 수해 대책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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