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아웅산테러 희생자 추모비는 ‘제주 산담’ 모티브
1983년 아웅산테러 희생자 추모비는 ‘제주 산담’ 모티브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9.09.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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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박창현 설계 2014년 조성…미얀마 최초 외국인 추모시설
“제주 산담, 망자와 산자를 연결해 추모공원에 가장 적합했다”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 사진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 사진
박창현 건축가.
박창현 건축가.

1983년 충격적인 아웅산테러사건으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미얀마에 조성된 ‘대한민국 순국선열 추모비’가 제주의 전통 무덤형식인 ‘산담’을 모티브로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세안 3개국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4일 아웅산 테러로 순국한 외교사절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참배한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 우리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 지난 2014년 건립됐다. 추모비는 길이 9m, 높이 1.6m 크기이며 78평 규모로 조성된 추모공원에 세워졌다.

추모비 벽의 한쪽에는 테러현장을 바라볼 수 있도록 틈을 만들어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뜻을 더해 전형적인 제주산담의 모양과 유사하다.
같은 시각 한곳에서 희생당한 이들을 위해 하나의 큰 비석으로 설계됐고 17명의 한국인을 뜻하는 17개의 면으로 구성돼 있다.

추모비가 설립된 곳은 미얀마 독립영웅이자 정신적 지주인 아웅산 장군이 순교자 묘역과 미얀마를 대표하는 불탑인 쉐다곤(Shwedagon) 파고다와 인접해 있어 일부 반대도 있었으나 미얀마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의 협의를 거쳐 건립이 추진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특히 추모비는 미얀마 건국 이래 첫 외국인 추모시설이기도 하다.

추모비를 설계한 박창현 건축가(47)는 “외교부와 협의할 때 한국적이어야 하고 형식이 추모공원이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했다”며 “제주의 산담은 망자와 산자를 이어주는 형태로 추모공원에 가장 적합했던 형식”이라고 말했다.
박 건축가는 또 “제주가 고향은 아니지만 제주에서 몇몇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주의 문화와 자연을 접해왔는데, 망자가 살아왔던 공간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제주의 돌로 산담을 만드는 것 역시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1983년 희생된 한국인 희생자 17명은 국가사회발전특별공로희생자로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있고 순국 사절 추모비는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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