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도시'가 되려면 '읽는 사회' 복원을
'책 읽는 도시'가 되려면 '읽는 사회' 복원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8.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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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내년 ‘책 읽는 도시’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2020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내년 9월 4~6일 제주시 신산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문체부는 2014년부터 매년 독서 진흥에 앞장서는 지자체 한 곳을 선정해 ‘책 읽는 도시’로 선정하고 독서의 달인 9월에 전국 규모의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해당 지역에서 개최해 왔다.
제주시는 지난해부터 이 독서대전 공모에 3차례 참여한 끝에 이번에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장실사, 3차 종합심사(프레젠테이션)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내년 ‘책 읽는 도시’로 선정된 제주시는 앞으로 지역 독서문화를 활성화하는 주민 참여 독서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시는 독서문화진흥에 힘을 쏟아왔다. 그 결과 제주시는 1읍면 1공공도서관을 통해 도서관 이용률과 연간 독서량, 평일 독서시간 등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독서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제주시가 ‘책 읽는 도시’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이다.
책을 읽는 시민들의 도시.
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 이름인가. 군소리 같지만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꿈을 꾸게 한다. 가슴을 훑는 시(詩)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소설이든, 고담준론의 인문서(人文書)든, 현기증과 졸음을 동시에 유발하는 과학서든, 족집게처럼 지침을 내려주는 실용서든, 책을 쓴 이가 빚어낸 활자의 연금술이 읽는 이의 영혼을 자유롭게 만든다.
인쇄 매체만이 줄 수 있는 활자의 맛이다. 문화라는 이름으로 아우를 수 있는 것치고 책장에 침을 발라가며 삭히고 익힌 꿈들을 딛지 않은 것이 없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도 책을 빼면 쭉정이다.
하지만 영상(映像)과 인터넷에 밀려 우리 사회는 ‘읽는 사회’에서 ‘보는 사회’로 넘어가고 있다. 세상이 그렇게 흘러간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 흐름에 우리의 독서 문화까지 휩쓸려 버린다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보는 사회는 읽는 사회의 토대 없이는 사상누각인 까닭이다. 책을 읽지 않을수록 읽을 책이 줄고 그래서 더 안 읽게 된다.
제주시민들의 독서율은 높아도 독서의 질은 아직 낮다는 평가다. 읽는 사람만 읽는 독서 양극화나, 읽히는 책만 읽히는 지적 편식도 문제다. 독서문화를 진흥하는 일은 제주시 행정만이 아니라 시민, 독서인 모두의 몫이다. 
제주시가 ‘2020 책 읽는 도시’ 선정으로 시민들과 ‘읽는 사회’로의 복원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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