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채소 항공운송 또 ‘위태위태’, 근본책 찾아야
제주채소 항공운송 또 ‘위태위태’, 근본책 찾아야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19.08.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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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인 2007년 3월 제주도는 각종 신선채소류 주 출하기인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제주산 농수산물의 신속한 수송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형기종의 항공기 배치를 협조요청 했다. 당시 일부 항공사들이 제주노선에 배치됐던 대형기종을 소형 항공기로 변경했다.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당시 제주도는 농협 및 유통업체 등과 함께 냉동컨테이너를 이용한 선박수송 등 항공수송 대체방안도 검토했지만 흐지부지 됐다. 그런데 12년이 지난 지금 또 제주산 채소류 항공운송 문제가 터졌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은 당연한 결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0월 1일부터 청주와 대구, 광주 지역의 항공화물 운송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익성 때문이다. 이들 항공사는 공항 화물에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자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그 직격탄이 제주를 덮쳤다.

이에 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대형 항공사가 항공화물 운송을 중단하면 채소류의 신선도를 떨어뜨려 경쟁력 약화를 초래해 가격 폭락은 물론 최악의 경우 지방 도매시장을 통한 제주산 채소 거래가 불가능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소류는 특히 신선도 유지가 생명이다. 섬인 제주는 제주에서 생산되는 모든 물품을 항공기나 선박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 특히 채소류 유통은 대부분 항공기를 이용한다. 왜냐면 유통의 신속성 때문이다. 그런데 항공기를 통한 화물의 수송은 전적으로 항공사의 결정에 달려있다. 민간기업 운영의 기본은 수익성이다. 따라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접거나 줄여 손실을 줄이는 게 생존전략이다. 아무리 대형 항공사라고 하더라도 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내세우며 적자를 감수하고 제주채소를 계속 실어 나르라고 요구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채소류 등을 타지방 소비시장으로 신속하게 또 안정적으로 유통시키기 위한 견고한 물류시스템 확보는 제주의 숙명과 같은 과제다. 이번 양대 항공사는 3개 지방 도시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대한민국 최대의 소비시장인 수도권 지역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제주도와 생산자 단체인 농협은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이에 적절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이들 3개 도시가 차지하는 물류 비중이 크지 않아 큰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은 분명 현실을 잘못 본 안일한 판단이다. 안정적인 물류운송 시스템을 갖추지 않겠다는 말로 들리는 이유다.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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