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전승에 관심이 필요한 때
무형문화재 전승에 관심이 필요한 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8.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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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 무형문화재 전승이 참 힘들다.
제주농요나 제주 큰 굿, 멸치 후리는 노래, 오메기술, 영감놀이 등 여러 분야에서 기능 보유자를 지정하지 못 해 뒤를 잇는 보유자가 없는 상태다.
이러다간 우리의 무형문화재가 다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보유자는 있어도 이를 배우는 전수교육조교가 없는 무형문화재도 많다.
제주도는 ‘문화재보호 조례‘를 제정하고 무형문화재의 전승·보존을 위하여 해당 무형문화재의 보유자로 하여금 그 보유 기·예능의 전수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전수교육에 필요한 경비 등을 지원해 왔지만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재 무형문화재는 기능 보유자와 그를 보조하는 전수교육조교, 이수자 등으로 전승 체계가 이뤄져 있다.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많고 문턱도 높다. 그러다 보니 전승자 육성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그만큼 시대도 변했다.
제주도가 지난주에 무형문화재 제14호 제주도 옹기장 불대장 분야 보유자로 고달순씨(85)를 지정 고시했다. 불대장은 제주도 옹기장에서 불을 때어 그릇을 완성하는 역할이다. 고씨는 70여 년 간 제주옹기 제작에 종사하며 옹기의 보존·전승에 힘써 왔다. 2013년 제주도 옹기장 불대장이었던 강신원 선생이 타계 이후 공석이었던 이 불대장 자리를 전수조교였던 고씨가 이어받은 것이다. 우리는 고씨가 훌륭한 전승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믿는다.
무형문화유산은 과거로부터 계승된 ‘전통’ 일 뿐만 아니라 ‘창조활동의 소산’으로 미래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으며 문화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우리의 문화재 보호제도와 정책은 원형보존이라는 기본원칙에 얽매여 있다. 문화유산의 원형 보존은 중요하다. 원형이 변형되면 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은 그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리 녹록지가 않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몇몇 인기종목을 제외하고는 예술 공연이나 공예품 전시의 기회도 거의 없어 상황은 더욱 어렵다.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들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전승지원금으로 홀로 생활하기에 빠듯해 제자를 둘 여유가 없다. 문화유산을 원형대로 보존하는 것보다 이를 계승할 인재를 구하기가 더 어렵다. 현존하는 기능 보유자가 타계하면 전통예술도 대부분 그대로 사장되는 원인이다.
이러다 무형문화재의 명맥이 모두 끊기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지금은 무형문화재 보존과 계승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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