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외래병해충 출현, 선제적 방제가 답이다
잇단 외래병해충 출현, 선제적 방제가 답이다
  • 정흥남 논설실장
  • 승인 2019.07.3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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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는 것처럼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부에서 병해충이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 같은 일반적인 생각은 이제 옛말이 됐다. 제주에서도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던 외래 병해충과 돌발 병해충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이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공통 현상이지만, 청정을 최고의 대외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제주입장에서 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제교역과 해외교류가 증가하면서 외국에서 유입된 병해충이 들어오거나, 기후온난화의 영향으로 과거에 찾아 볼 수 없던 아열대 병해충 발생이 돌발적으로 나온다.

이와 관련,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센터의 ‘붉은불개미 등 외래곤충 제주지역 현장조사 결과보고’ 자료에 따르면 이 연구센터는 최근 제주시 조천읍의 한 옥수수 농가에서 열대거세미나방(Fall Armyworm)유충을 발견했다. 이 연구센터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외래곤충 제주지역 현장조사를 실시하던 중 열대거세미나방이 발견된 조천읍 옥수수 농가에서는 또 다른 외래 해충인 멸강나방 유충도 확인했다.

열대거세미나방은 지난달 13일 제주도농업기술원 동부농업기술센터 예찰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비래(飛來·날아옴) 해충이다. 이 해충은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아열대 지역이 원산으로 201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지역 43개 나라로 확산돼 큰 피해를 낸 이후 지난해까지 스리랑카·방글라데시·태국·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 8개 나라로 퍼졌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했고, 지난달 제주까지 상륙했다. 이들 외래병해충이 제주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농업생산성 저하와 농산물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되면 심화됐지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선제적이고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처럼 외래 병해충이 제주에서 빈발하는 것은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전문기관의 공통된 분석이다. 나아가 이같은 현상은 올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외래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위해서는 철저한 예찰과 검역을 통해 이들 병해충의 발생을 예방하고 발생이 확인되면 신속하고 광범위한 공격적 방제를 통해 확산을 최소화하는 게 최선이다. 예찰을 담당하는 연구·조사 기관과 정부의 선제적 대응을 거듭 주문한다. 나아가 외래해충을 발견한 농가 등 도민들의 경각심도 이번 기회에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흥남 논설실장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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