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고유정, 전 남편 살해 중요 순간 사진 찍었다
[종합]고유정, 전 남편 살해 중요 순간 사진 찍었다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9.07.03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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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검, 유의미한 증거 사진 3장 특정...
범행-사체 유기 등 직전 촬영된 것으로 추정
제주지법 15일 공판준비기일 열고 재판 시작

전 남편 살해사건 피고인인 고유정(36)이 범행의 중요 순간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제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고유정이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씨(36)를 살해한 후 28일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가다 해상에 사체를 유기하는 과정에서 행동을 감행하기 직전에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 3장이 확보됐다.

제주지검은 고유정의 의붓아들 질식사와 관련해 현 남편을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유정이 중요한 행위를 하기 전에 검색하고 사진을 찍는 습성이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고유정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들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고유정은 범행 당일인 5월 25일 오후 8시10분에 펜션 내부를 촬영했다. 사진 중앙에 벽걸이시계가 보이고 오른쪽 하단에는 피해자인 강씨의 하얀색 신발이 잡혔다.

고유정이 곧이어 찍은 사진은 싱크대 선반에 빈그릇 2개와 먹고 난 햇반 2개, 졸피뎀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분홍색 파우치가 나란히 놓인 장면이다. 빈그릇 옆에 카레자국도 보인다.

고유정이 강씨에게 졸피뎀을 먹인 후 살해를 감행하기 직전에 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고유정은 사진 촬영 당시 소리가 나지 않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고유정은 범행 후 제주를 빠져나간 5월 28일 오후 8시54분쯤 완도행 여객선 5층 갑판에서 피해자 사체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 캐리어(여행용 가방)를 촬영했다. 여객선 폐쇄회로(TV)에는 고유정이 그날 오후 9시29분부터 34분까지 주변을 경계하며 캐리어에서 검은색 봉지 5개를 하나씩 꺼내 바다로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제주지검은 이들 사진이 고유정이 미리 구매한 졸피뎀을 카레라이스나 음료수 등에 넣어 피해자가 먹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일련의 과정을 뒷받침하는 유의미한 증거로 특정했다.

고유정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은 피해자의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졸피뎀이 뜨거운 카레와 섞였을 때 효능의 변화나 지속 여부, 체내 잔류시간 등에 대해 자문을 의뢰했다.

검찰은 이번 살인사건의 강력한 증거로 꼽히는 졸피뎀의 추가 확인을 위해 고유정이 범행 당시 사용한 도구와 조리기구 등에 대한 재감정도 국과수에 의뢰했다.

한편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오는 15일 201호 법정에서 살인 및 사체 손괴, 사체 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고유정(36)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재판을 시작한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다만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당일 고유정이 법정에 나올 가능성은 낮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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