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축제’된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반쪽짜리 축제’된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6.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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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열리는 축제 중 특히 문화예술과 관련된 축제에는 주민들은 배제되거나 참여가 저조한 가운데 치러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역의 문화예술축제는 종종 반쪽짜리 축제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이런 비판이 나올 줄 예상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올해 제12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지난 10~13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와 도내 주요 공연장, 서귀포시 표선면 일대에서 열렸다고 한다.

하지만 제주에서 열린 이 페스티벌에 제주는 없었다. 이 페스티벌에 참여한 도내 예술단체는 아트마켓 부스 전시에선 190여 개 부스 중 단 1, 쇼케이스에서는 마찬가지로 35개 단체 중 1곳이었다. 심지어 제주인 페스티벌이라고 이름 붙인 행사에서도 40개 단체 중 제주는 4곳만이 무대전시장에 설 수 있었다.

이거야말로 제주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서 제주문화예술이 들러리 서서 겨우 한 편에 곁가지를 낀 격이다. 그러면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이 페스티벌에 도민 혈세 예산 2억원을 지원했다고 하니 이러고서 무슨 도민을 위한 행정을 한다고 할 건가.

아트마켓 부스 전시도 무형의 예술자원의 거래가 이뤄지는 장이란 점에서 이색적이란 평가를 받았으나 대부분 부스 운영이 공연 유통상품 거래등 공연 전문가 및 관계자들 끼리끼리였다는 것이다.

저들끼리만 전문성은 살렸다고 하겠지만 도민은 배제돼 대중성이 상실했다는 평가나온 것은 그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그간 지역 축제의 여러 허점에 관한 지적을 수도 없이 해 왔다. 알다시피 그간 일부 지역 축제는 지역을 떠나서 마치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해 왔고 그래서 지역 축제는 주민 참여율부터 비용에 이르기까지 여러 허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마치 연중행사로 그냥 진행해 온 지역 축제에 도민들은 늘 불만이었다.

전국적인 축제를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전문성과 주민 호응이라는 대중성사이에서 어떻게 정체성을 살릴 것인지가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의 과제라는 말이다. 이런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축제를 위한 그들만의 축제에 도민 혈세를 쏟아붓는 일이 타당한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페스티벌이 도민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친숙하게 참여할 수 있고 전문성과 대중성이 조화된 모양의 명실상부한 지역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여기에 투명성이 반드시 부수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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