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꿈조차 버겁다
내 집 마련, 꿈조차 버겁다
  • 문유미 기자
  • 승인 2019.06.16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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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제주를 떠나 타지에서 자취생활을 하면서 피부로 느낀 점은 아무 걱정도 부담도 없이 두 발 뻗고 잘 수 있는 공간, ‘내 집’에 대한 소중함이다. 

그런데 수 년 새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버린 제주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것조차 벅찬 일이 됐다.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제주지역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배수(PIR)는 평균 6.45로, 2017년 12월(6.49)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주지역 PIR이 6.45라는 것은 약 6년 5개월 동안의 소득을 하나도 쓰지 않고 전부 모아야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제주지역 PIR은 5년 전인 2014년만 하더라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1번째로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공동 4위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올 1분기 제주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 역시 82.7로 여전히 80대를 유지하면서 서울(129.9)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3∼4년 전 제주 부동산 광풍이 남긴 후유증으로 보인다. 도민들의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투기세력과 유입인구 등이 몰리며 집값만 하루하루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후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걷히면서 이젠 장기 침체와 미분양 주택을 걱정해야 할 판인데도 한번 오른 집값은 쉽게 내려오지 않고 있다.

더욱이 취업난이 지속되고 서민들의 소득 수준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제집 마련에 대한 부담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꼴이다. 

투기가 뒤섞인 개발로 급변한 시장 상황을 이제와서 도민들이 모두 감당하기엔 너무 버겁다.

정부와 제주도는 최소한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이라도 꿀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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