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한 남편과 46년째 같이 살았을 뿐인데 제주보훈대상을 받는 것 자체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더 잘 모시라는 의미라고 보고 더 신경을 쓰겠습니다.”
제45회 제주보훈대상 중상이자 배우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현명선씨(67‧여)는 지난 5일 보훈대상 수상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씨는 1948년 서귀포시 하효에서 3남6녀 중 장녀로 태어나 1973년 12월 8일 남편 노창근씨(73)와 결혼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큰딸 노아영씨(45), 둘째 딸 노지영씨(42), 막내딸 노선영씨(39)를 낳아 아이 양육과 시부모 봉양은 물론 직장생활까지 해냈다.
전쟁 부상 후유증으로 실의에 빠진 남편을 설득해 재기를 도왔고 세 자녀를 올바르고 건강하게 성장시켰다.
현씨는 40세가 되던 해에 노환에 시달리는 시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만큼 소문이 자자한 효부이며, 남편의 병세가 악화됐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남편의 손과 발이 돼 주는 등 주변에서 칭찬과 격려도 자자하다.
현씨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임에도 홀몸 노인에게 성금은 물론 양로원 떡국 봉사활동을 전개하는 등 이웃사랑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다.
남편의 투석이 없는 날이면 복지관에서 점심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현씨는 “제가 바라는 것은 지금처럼 남편을 잘 부양하고, 딸 셋과 손주들 모두 건강하게 사는 것이 최고다”며 “아빠가 아프다보니 딸 셋 모두 부모들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모두 고맙다”고 말했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